수필 - LAX 공항에서 / 김영교 4-16- 2017
2017.04.16 06:16
LAX 공항에서 - 김영교
그 날도 높고 파아란 하늘 치마폭은 가이없이 넓었다. 하늘에서 넘쳐 흘러내리듯 초록 빛깔은 온통 세상을 맑고 투명하게 가득 채웠다. 지난 해였다. 금요일 오전 9시55분, K017 편에 탑승한 남편을 마중하러는 LA 국제 공항엘 갔다. 세 시간 반이나 하는 연착은 처음 겪는 일이고보니 집에 가기도 어정쩡했다. 사전에 도착시간 확인하지 못한 이 기다림은 내 부주의라 전부 감당해야할 내 몫이었다.
궁리 끝에 우선 차에 가서 시집을 한권 찾아 바깥 벤치에 앉아 읽기로 했다. 벤치는 깨끗했다. 번잡 속의 고요랄까 조용한 주위가 책읽기에 적합했다. 때마침 코끝에 와 닿는 아침바람이 허파까지 내려가 온 몸의 피를 돌리는 듯 퍽 상쾌해졌다. 심호흡을 했다. 사이사이에 불어오는 아침 바람은 때 묻은 일상을 털어내는듯 했다. 하늘이 성큼 내려와 가슴에 안겼다. 그리고 연처럼 창공으로 함께 솟아올랐다. 되풀이 되는 기류의 순환, 퍽 오랜만에 망중한을 즐기며 나만의 시간에 빠져들었다. 느슨해진 의식은 생각의 물줄기를 안으로 몰고 갔다.
공항은 축소된 인생의 작은 운동장이다. 수없이 많은 무더기 사람들의 물결이 가기만하는 게임과 오기만하는 게임이 연속적으로 교체되는 곳이다. 만남과 헤어짐이 엇갈리면서 울고 웃으면서 포옹도 악수도 한다. 손 흔들며 헤어진다. 주위에서는 모두 동정어린 시선으로 봐주기도 하고 호기심으로 구경꺼리 삼는 시선들도 있다. 만남과 작별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일직선에 점 점 점의 떠남과 맞이함의 현장이다.
실내에 들어서자 의자에 지친 듯 늘어진 사람이 보였고 더러는 활기에 차 싱싱하게 우글댄다. 공항대합실 풍경이다. 언젠가 희망이 없는 듯 답답한 공간에서 축 늘어져 있었던 바로 내 모습도 떠올랐다. 거의 시들고 메마른 나무였던 그 때 내 모습, 나는 놀람과 절망, 그리고 고통, 외로움 많은 삶의 비행장에서 눈물도 쏟고 한 숨도 토해 내며 억울해 하기도 했다. 투병친구들 중에 탑승은 하고 영영 가족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친구도 기억났다.
비행기가 증발한 사고는 아니지 않는가. 세 시간 반 비행기 연착은 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받아드리고 이해하기 전에 투덜대며 화부터 냈을 옛날의 나, 짜증이 나는 만큼 속이 상해 가슴은 마냥 답답했을 것이다. 늘 신나는 금요일 오전이 스트레스에 잡혀 소중한 건강을 갉아 먹도록 방치했을 터이고...이 모든 것이 얼마나 사망적인 색깔들인가.
질병의 벽에 균열이 오면서 무겁게 닫힌 문이 서서히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어둠과 작별하고 회복에 탑승할 수 있었던 것은 기적이었다. 흔히 말하는 은혜였다. 새 생명의 푸른 옷은 다가와 나를 입히고 나를 어루만져 일으켜 세웠다. 보이지 않는 동행이 매 순간 개입되어 있었음을 이제는 고백할 수 있다.
연발 소식에 그 많은 승객을 실은 비행기가 무사하기만 바라는 마음 뿐이었다. 친구 남편이 죽은 괌 추락사고의 비극이 떠올랐기에 더욱 그랬다. 피치 못할 그럴만한 연착 사유가 있었겠지, 자기넨들 다급한 비상사태를 수습하려 동분서주 했겠지.... 사람의 생명을 실어 나르는 공중운송은 지상에 있는 우리의 영역 밖이다. 순간 손에 땀이 나는 긴장감은 멀리- 다 맡기는 편한 마음이 되어갔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립보서 4:6) 내 마음을 관리해주는 이 구절 때문에 나는 책을 읽을 수 있었고 바람에 묻어오는 계절을 느끼며, 기다라는 사람들 틈에서 관찰하며 기다리며 이해하는 소중한 체험 을 할 수 있었다.
경건의 삶속엔 기쁨이 있고 사랑이 있다. 그래서 삶의 문제를 만날 때도 내적 기도의 갈망이 항상 출렁인다. 어떤 상황과 여건에 대처하는 반응과 태도가 한 인간의 성숙도를 재는 척도라 했다. 책임 있는 성숙한 인간에의 길은 형편과 여건이 변화되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문제를 대하는 자신의 태도나 반응이 바꾸어지도록 노력하는 편이라는 결론이 섰다. 비행기 연착이란 환경은 변경되지 않았지만 거기에 대응하는 내 태도가 달라져 있었다.
끊임없이 크고 작은 문제가 일상의 바다를 요동치게 한다. 거센 폭우가 불어 닥치고 캄캄한 밤도 있고 세상이 어두움 그 속으로 잠기기도 한다. 생명으로 가는 유일한 길 안내는 인간의 지식을 뛰어 넘는다. 두려움의 안개는 걷히고 고통의 긴 밤은 소망의 새벽 앞에서 허물어져 내린다. 이럴 때 사고로 인한 비행기 전체의 결항보다 세 시간의 비행기 연착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남편은 무사히 안착했고 조금도 피곤한 기색이 아니었다. 반갑고 고마웠다.
삶의 현장에서 시시각각 일어나는 KAL기의 연착 같은 사건은 우리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경건의 내용물이 되기도 한다. 일상의 우물에서 고마운 마음을 한없이 길어 올린 남편 마중 공항 단상(斷想)이다.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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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4.1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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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4.16 10:25
당신 기다리는 여인 / 아그네스
내 마음도 그대 찾아 나서며
사랑을 속삭입니다
내 가슴 속에 가득한
그대의 향기를 느끼며
당신 기다립니다
당신 기다리는
이 시간
지루함이 없음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내 가슴에 가득한
우리 사랑 변함 없이
오늘도 뜨겁게 타 오릅니다
봄날에 당신 기다리는
이 여인은 행복 하다며
노래를 쉬임 없이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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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4.16 11:22
우리 가곡 !
‘희망의 나라로’
그속을 알고 들으면 착잡함이 밀려온다. 가사에 등장하는 ‘배를 저어’ 찾아가는 희망의 나라는 ‘광복된 조선’이 아니라
‘일본의 대동아 공영권’을 간절히 염원하는 희망곡으로
작곡한 사실이라는 걸 알면. 현재명의 여러친일 작품중 이곡은 친일파라는 낙인을 준 대표곡 이라네요 그는 우이동 애국선열 묘역의 명단에서도 제외되는 수모를겪었다.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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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4.16 11:59
[추모]세월호 3주기…, 독일에서 온 추모의 노래
세월호 3주기다.세월호 유족들의 ‘치유공간 이웃’의 정신과 의사 정혜신 씨는 팽목항에 안 갔다고 미안해하지 말라고 했지만 세 해 전 이날, 덧없이 보낸 아이들과 사람들을 우리는 그리 쉽게 잊지 못한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는 오늘도 외출했다 돌아왔다. 컴퓨터를 켰다가 독일의 고교생들이 부르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들었다. 참여연대가 소개한 독일에서 보내온 추모 영상이다. 이를 전하는 기사에 따르면 독일 요하네스 네포묵 고등학교 소녀합창단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우리 가곡 향수를 부른 것이다.영상에서 검은 옷을 입고 왼쪽가슴에 노란 리본, 손목에도 노란색 기억 팔찌를 찬 20명의 여학생들은 비교적 정확한 발음으로 이 가곡을 불렀다.
학생들 뒤의 막에는 노란 풍선을 달고 떠오른 세월호…….
이 합창단의 지휘자가 교민인데 그는 참여연대에 리본과 팔찌를 요청했고학생들에게 세월호의 아픔과 노란 리본의 의미를 말해주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합창단원 모두가 노란 리본을 달고 무대에 오른 것이다.
내가 아는 한 ‘향수’는 슬픈 노래는 아니다. 그러나 나는 먼 유럽의 여고생들이 부르는 ‘향수’를 들으며 눈물을 찍어냈다. 그 노래가 슬퍼서가 아니다.그 노래에 담긴 이야기가 슬프고, 그걸 노래로밖에 달래지 못하는
현실이 슬퍼서다.
얼빠진 권력 탓에 파묻힌 진실, 저 기막힌 참사에 가해진 모진 모욕과 폭력……. 세월호는 품격은 물론 최소한의 성숙에도 이르지 못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 주었다.
다가오는 대선 이후 우리 사회가 어떤 경로로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지를 지켜보아야 할 이유다 ( 펌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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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4.16 12:29
VIVA JACKPOTS !
딱 '한 문장' 쓰고 스탠퍼드 합격
입학시험 에세이에 단 한 문장을 쓰고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한 소년이 화제다.
지난 4일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거주하는
방글라데시 출신의 지아드 아메드(Ziad Ahmed)가 한 문장으로 채운
에세이를 제출하고 스탠퍼드 대학에 합격한 사실을 전했다.
에세이 주제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문제는 무엇이고,
그 이유는? (What matters to you, and why?)"이었다.
놀랍게도 그는 자기 생각을 길게 풀어쓰지 않고'#BlackLives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라는 문장을 100번에 걸쳐서 작성했다.
그리고 그의 생각은 맞아떨어졌다. 스탠퍼드 대학으로부터합격 통보 이메일을 받은 것이다. 그는 자신의 자기소개서와 이메일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합격 사실을 알렸다.
인터넷 매체 Mi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합격했다는 이메일을 열어봤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며 "에세이에 학교 성적이나 봉사활동 등으론 설명할 수 없는 진짜 내 생각을 채우고 싶었고, 정의에 대한 나의 열정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흑인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우리가 모두 해야 하는 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차별받아왔기 때문이다"라며 "무슬림으로서 이슬람 혐오가 내게 가장 중요한 문제였지만 그 근간에는 인종차별주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자기 생각을 덧붙였다.인권의 중요성 언급
"흑인 생명도 소중"
진짜 내 생각 채우고 싶어 정의에 대한 열정 전하고자한편 '#BlackLives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지난 2012년 17세 흑인 청소년 트레이버 마틴이 자율방범대원 조지 짐머맨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후 2013년 짐머맨이 정당방위로 무죄판결을 받자 등장한 해시태그다.
이 사건 이후 많은 이들에게 지지를 받은 '#BlackLivesMatter'라는 문구는 온라인에서 유행하기 시작했고, 이는 현재까지 이어져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의 구호로 자리잡았다.( 미주 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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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
2017.04.16 19:44
척척박사님:
그렇게 됬어요. 댓글 방문 모두 감사.
조카결혼식, 출타
짐 싸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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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4.17 09:56
조카결혼식에 참석하시면..
조지벤슨이 부른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가사처럼 우리 앞의 길이 비록 험할지라도
사랑이 우리를 인도해 줄것이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 무엇도 당신을 향한 사랑을 멈추게 할수 없다
무엇 하나도 바꾸지 싶지 않습니다
있는 그모습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 없이는 살고 싶지 않다고 호소하는것 처럼 조언?
물론 남녀의 사랑 고백에 관한 노래이지만
나의 개인적인 소감으론 촉복된 만남이 되었으면 함니다
저도 이 노래를 감상하며 하루를 즐기면서
지난날 아름다웠든 사랑이나
숨겨두었든 추억을 생각해 보렴니다
마중 나가주신 내사람..
무사이 돌아와서
고마워 고생했어요 수고했어요
너무고마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