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림 한 장

2003.11.28 04:53

김영교 조회 수:498 추천:186

                김영교

그 방에
오랫만에
또 하나의 그림이 붙었다

'소꼬리 살라드'
그녀가 개발한 영특한 일미
펄 펄 끓는 물에 투신한 긴 시간
참을성 없는 나를 목 메이게 한다

턱 밑에 있는 바다가 그렇게 유혹해도
눈길 한번 안 주고
하루 종일 실내 부엌 바다를 통통 물결치며
냉장고 해안을 길게 짧게 오가며
바쁜 손발 놀림으로 물장구 쳐
우정 있는 식탁을 향기롭게 상 차린다

아름다운 마음이 촛불 켜 들고
향기와 맛을 편안하게 누릴 때  금새 행복해 지는 여심(女心)
해녀의 망태에 담긴 땀에 살찐 수고가 나의 행복이라니...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투신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내 모습

해질 녘
목덜미에 냉기가 스밀 때
애들의 함성이 사방에서 들려 온다
이 정겨운 그림이 나를 부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 해변에서 김영교 2004.01.01 709
69 바람자락 김영교 2003.12.16 624
68 꽃길 김영교 2003.12.16 892
67 애국가의 날개 김영교 2003.12.08 937
66 사진 2장 김영교 2003.12.05 474
65 솔잎물방울 김영교 2003.12.01 531
64 눈 내리는 연하장 김영교 2003.12.01 561
63 하나로, 세계로, 미래로 김영교 2003.12.01 830
» 어떤 그림 한 장 김영교 2003.11.28 498
61 Re..벗 하나 얻고보니 김영교 2003.11.21 838
60 Re..나의 작설차 김영교 2003.11.20 794
59 작설차 향내에 젖어 김영교 2003.10.27 669
58 가을 이야기/용자나리민자(대학 40주년) 김영교 2003.10.26 757
57 밝은 성모안과를 위한 시 김영교 2003.10.25 640
56 첫 사랑 김영교 2003.10.11 413
55 기도정원 김영교 2003.09.03 421
54 코스모스 기억 김영교 2003.08.28 426
53 이럴 때 생각나는... 김영교 2003.08.25 365
52 Re..안자 보래고 김영교 2003.08.25 600
51 기도의 얼굴 김영교 2003.08.22 356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7
어제:
13
전체:
648,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