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선물: 들녘의 방]

2004.02.09 13:26

강학희 조회 수:319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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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의 방 / 강학희


하늘을 베고
풀들의 귀를 달고 들녘에 누으면
바람과 바람, 빛과 빛,
꿈과 꿈 사이 길이 열린다


욕망을 업고 마냥  거칠던 숨결
그 행간의 구름과 바람은
전혀 버겁지가 않다


저 가고 싶은 곳으로 
몸을 푸는 시간과 나, 
잡아야 할 것도 
잡지 말아야 할 것도 없는 
집(執)없는 무상의 방이다


꿩의 바람이든 매발톱이든 깽깽이든 
강아지풀이든 토끼풀이든 
도깨비나 등갈퀴 개망초 큰땅빈대든   
모두 그대로 어울려 산다


있는 그대로 
다름은 가시가 되지 않는 들녘의 방은
틀없는 영혼의 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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