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새벽풍경 / 김영교
2011.03.03 01:55
-Redondo Beach에서
새벽을 사는 사람들은
의외의 현장을 만난다
잔교(Deck)위 낚씨대 하나
해풍 소금끼 세상 시름끼
외로움 낚는
저 어부의 굽은 잔등
그 주위를 쪼아대는 비둘기 친구
새총이 못쓸 짓을, 외발로만 꼭꼭 찍는다
돌아서는데
던져준 홈프라이 포테이토 향해
가늘고 짧은 분홍빛 발 절룩대는 저 겁먹은 눈빛
날개 밑 깊이 감춘 아픈 상처
살포시 내보인 보은의 노출
가슴에 품고 내보이지 않던
내 어릴 적 언어
복사꽃 피는 3월 큰 오라버니 따라 간
활터
과녁을 향하던 오라버니 화살
막내의 말더듬이를 쏜
그 생명의 화살
세상을 관통
새벽 파도가 되어 씩씩하게 내뱉는 여동생
여기에
그 오라버니는 지금 중환자실에
'장애 비둘기야
너의 혈육도 널 위해 기도하겠구나'
무수히 올 내일 바다, 새벽바람 만나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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