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2009.06.09 02:05

이영숙 조회 수:449

김남준목사[-g-alstjstkfkd-j-]
  게으름 -김남준목사-
“닳아서 없어지리라”


  요즘의 어머니들은 아이들을 가르칠 때 늘 '교육적으로' 생각을 많이 한다.  나 역시 엄마로써 아이를 키우며 때로는 야단도 치고 나무라기도 하다가 '이것이 교육적으로 잘 한 일인가, 아니면 잘못한 일인가'를 생각 하게 된다.
  옛날 우리의 어머니들은 그렇게 교육적인 면을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받은 교육이 없었지 않았을까.  나의 어머니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금 살아 계시면 95세이실 어머니는 초등학교를 몇 년 다닌 것 외에는 더 이상의 교육이 없으셨다.  그 어머니가 많은 남매를 교육시키시면서 ‘교육적’으로 아는 것이 없으시니 언제나 생각하신 것은 ‘성경말씀’이셨다.
  지금도 나의 뇌리에 꼭꼭 박혀있는 말씀이 있다.  언제 어떤 일을 당할 때도 “성경에 보면 이렇게 되어있는데 너는 어떻게 그러냐.”라는 말씀이시다. 늘 어머니의 입에서는 ‘성경에 보면...’이 흘러나왔다.

  이번에 ‘게으름’ 이 책을 읽으며 어머니가 또 다시 떠올랐다.  어릴 때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부릴라치면 어머니로부터 “성경에 일하기 싫은 자는 먹지도 말라고 돼있다.”  또는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눕자 하면 가난이 강도 같이 임한다고 말씀하셨다.”  라고 자주 말씀하시며 우리 남매들에게 부지런 할 것을 강조하셨던 어머니.
그렇게 자주 말씀을 하셨는데도 왜 그 ‘부지런함’이 그렇게도 힘들고 어렵든지...

  어머니의 그 교육 때문이었을까?  '부지런'까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게으름에서는 멀어지려고 늘 노력하며 애쓰고 살아왔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나름대로 게으름과는 거리가 조금은 멀지 않을까 착각하고 지나왔던 나의 모습에서 많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남들보다 조금은 부지런을 떠는 편이라고 인정한 날들.  시간을 조금도 낭비하지 않으려 아끼고, 열심히 살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고 생각한 것들이 어리석음이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초두에서부터 ‘문짝이 돌쩌귀를 따라 도는 것같이...’라는 말씀과 그에 대한 설명을 읽었을 때 나의 얼굴이 혼자서라도 붉어 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나의 날들이 게으름이었음을 인정하지 못한 연고였으리라.
  게으른 자를 돌쩌귀를 따라 도는 문짝에 비유한 것은 저자의 설명이 없었다면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루 종일 열심히(?)여닫히는 문.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열고 닫아 하루에도 수없이, 쉴 틈 없이 여닫히는 문을 게으른 자에게 비유한다는 것이 어찌 이해하기 쉬웠을까.
  뚜렷한 목적이 없는 반복되는 삶에서의 의미 없는 부지런함은 부지런함이 아니라 게으름이라는 사실 앞에 깊이 생각하고 반성했다.
  목적이 있었다 해도 그 목적이 하나님의 나라와 그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그 또한 부지런함에 속할 수 없는, 아무 의미 없는 것임을 배우는 좋은 기회였다.  인간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하여도 부지런해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써, 예수님의 피 값으로 산 우리의 몸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일을 위하여 부지런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거기에 우리의 목적을 두어야 함이 마땅하다는 말이었다.
  분명한 목표를 가진 사람은 게으를 수가 없음을 다시 확인했다.  언제나 삶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함을 인식하였다.

  게으름이 죄라는 사실을 깊이 느낀 것도 처음이었다.  그것이 회개해야할 것이라고 가르친 그 책이 나를 일깨웠다.  지금까지 그저 게으름이란 별로 좋지 않은 것, 정도로만 알았었는데 그것이 죄이며 구체적으로 회개해야할 부분임을 알았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잠자는 시간에 대하여도 많이 강조한 이 책은, 잠자는 시간을 줄일 것을 말하고 있다.  새벽에 좀 일찍 일어난다는 것 때문에 저녁에 일찍 자리에 눕는 것을 회개하였다.  이제는 조금 늦게 자야지... 자는 시간을 6시간을 꼭 채울 것이 아니라 6시간 이하로 줄여야지... 결심하였다. 늘 피곤하다는 말도 어쩌면 핑계에 지나지 않으리라.
  그러나 인간의 결심이 얼마나 바보스러운가?  언제나 ‘작심삼일’임을 부끄럽게 느낀다.

  마지막 결론을 맺으며 저자는“모자라고 부족하여 실패할 수는 있어도, 게을러서 넘어지지는 않으리라.” 결심한 그 부분에서 큰 은혜를 받았다.  때맞추어 아침향기에서도 게으름에 대한 글을 많이 실었다.  캔터키 후라이드 치킨의 창업자 샌더스는 “나는 녹이 슬어 사라지기보다는, 다 닳아서 없어지리라”라고 말한 글이 실렸는데, 이 책의 분문 중에서도 나오는 말이기도 하다.
  정말 그렇게 살아야 할 텐대.  쉽고 편안한 길로 가는 것보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가져야할텐데.
  신앙인들은 사회생활에서도, 그러니까 직장에서도 남들보다 더 부지런해야 하고 더 열심히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는 것이 부족함을 부끄럽게 생각했다.

  부지런한 자의 길은 처음은 험하나 나중이 향기로운 길이 되고, 게으른 자의 길은 처음은 평탄하나 나중에는 가시밭길이 된다는 진리 앞에서도 나의 마음이 숙연하여졌다.
  몸이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은 입만 부지런하여진다는 사실도, 지혜가 없이 부지런 한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를 않는다는 사실도 나에게 많은 생각을 주었다.

  이제부터 하나님 앞에서 더욱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가는 그러한 삶이 되어야 하리라.  분명한 목적을 가진 지혜로운 부지런한 사람이.

1, 1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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