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그 큰나무

2006.08.21 07:39

미문이 조회 수:1059 추천:48

국내 문인 사상 최초 서울대 명예문학박사 받아 박완서 작가가 5월 17일 서울대에서 국내 문인 최초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씨는 1950년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다가 한국전쟁 이후 복학했지만 가정 사정으로 중퇴했다. 박씨는 “서울대 학생이라고 자기소개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직장도 얻고 작가로 거듭났다”면서 “입학한 것만으로도 서울대 덕을 봤는데 이제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박씨가 한국 문학계에 남긴 업적이 크다고 평가해 학위를 수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먼타임스] 2006년 소설가 박완서(왼쪽) 씨가 17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운찬 총장에게서 학위를 받은 박 씨는 답사를 통해 “6·25전쟁 때문에 서울대를 한 달밖에 다니지 못했지만 서울대 학생이라는 자기소개 덕분에 미8군 부대 매점(PX)에 취직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등단작 ‘나목’을 썼다”며 모교에 감사를 표했다. 박 씨는 “혼자만의 밀실에 학위를 두고 삶이 진부해질 때마다 위안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2006년 “엄마라는 큰 나무 아래서 내가 컸지요” “책을 낸다는 말은 들었지만 도와주지 않았어요. 글이란 게 원래 혼자 쓰는 거잖아요?”(소설가 박완서) “원고도 보여드리지 않았죠. 어제 해외여행에서 돌아오셨고, 오늘 아침 제 책을 보셨어요.”(맏딸 호원숙·수필가) 소설가 박완서 씨의 맏딸 호원숙(52)씨가 첫 수필집 ‘큰 나무 사이로 걸어가니 내 키가 커졌다’(샘터)를 내고 지천명에 이르러 문인의 이력을 새겼다. 1992년 박씨의 문학세계를 다룬 ‘행복한 예술가의 초상’에 ‘모녀의 시간’이란 글을 실었고, 2002년에는 ‘우리 시대의 소설가 박완서를 찾아서’란 공저(공저) 책에 필자로 참여한 바 있지만 호씨는 “이전의 글들은 모두 ‘박완서의 딸’로서 쓴 것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평생을 어머니와 딸로만 지내온 두 모녀가 20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의 박씨 자택에서 ‘문단의 정식 선·후배’로 첫 만남을 가졌다. 책을 낸 이는 딸인데 박씨가 내내 쑥스럽게 웃었다. “쉰을 넘기도록 가정주부로 살아 왔지만, 한글을 익히기 전부터 文學(문학)이란 한자는 알고 있었어요.” 호씨는 “어린 시절, 집안 책장에 꽂힌 수많은 책 제목 가운데 가장 빈도 높은 단어가 ‘文學’이란 한자였고, 나는 그 분위기에 빠져 문학을 꿈꿨다”고 말했다. 호씨는 2003년 모교인 경기여고가 운영하는 경운박물관 운영위원으로 봉사하며 인터넷 동창회 사이트에 글을 썼다. 100편 넘게 연재가 이어졌고, 그녀의 글은 주머니 속 송곳처럼 도드라져 소문이 났다. 이번 수필집이 그 결과물이다. “원숙이가 내게 보여주지 않았지만, 인터넷에서 딸애의 글을 진작부터 봐 왔어요.” 박씨는 그 글들이 “엄마가 아닌 작가의 잣대로 봐도 잘 쓴 글이었다”고 조심스레 평했다. “책으로 안 내길래 ‘발표 욕심은 없는 애로구나’ 생각했어요. 그러나 한편으론 ‘내 존재가 부담이 되어서 그런가’ 싶어 미안해 하기도 했죠. 친구가 인터넷에서 딸애 글을 읽고 ‘너보다 잘 쓰는 것 같다’고 평했는데, 쉰 넘은 딸애 글 칭찬이 어찌나 듣기 좋던지….” 이번 책에서 호씨는, 소설가의 길로 들어선 어머니를 원망했던 어린 시절의 마음을 고백했다. ‘우리 가족의 어머니가 아니라 어머니만의 세계로 날아가 버려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은 서운함에 마음이 저려와 밥도 물도 먹을 수 없는 시간이 있었다.’(213쪽) 호씨는 “독자와 딸 사이에서 거리조절을 못하다가 어머니를 작가로서 존경하게 된 것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고 난 뒤”라고 했다.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와 ‘너무도 쓸쓸한 당신’은 “작가에 대한 존경과 어머니를 향한 사랑을 겹쳐 읽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자신의 책을 정리할 때마다 “지겹게 많이 썼네”라고 했지만, 딸은 “운명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나서 이겨낸 어머니의 모습과 작품은 말할 수 없는 겸허와 존엄에 차 있어 저리도록 아름다웠다”고 어머니를 평했다. “실은 어머니께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책 제목의 ‘큰 나무’는 그늘이 아니었어요. 내 키가 커진 것 같아요.”(딸) “나도 도와 주고 싶었단다.” 책을 낼 때 도와주지 않은 박씨였지만 앞날의 조언은 잊지 않았다. “내가 글을 쓸 때 곁에서 지켜봤으니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지? 좋은 반응이 있더라도 남발하지 말아라.”(어머니) [조선일보 김태훈기자]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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