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손
이 월란
사물사물 아지(兒枝) 사이
햇살은 바서지고
호홀지간(毫忽之間) 백주도
낯을 가리면
하늘은 붉은 입술 깨물어
노을에 흘리고
바람도 지쳐 잠든
마른 길섶 언저리
해가 지도록 가야 할 이 길
신(神)익은 시간들을 불러모아도
가고 없는 너의 이름
차마 부르지 못해
지금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널 위해 울어보겠네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널 향해 웃어보겠네
2007-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