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92
어제:
14,234
전체:
5,885,920

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13.05.24 02:26

가을 학기

조회 수 833 추천 수 6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학기


이월란(2013-5)


낙엽이란 과목을 선택했다
꽃들의 후일담을 읽어도
왜 떨어져야만 하는지 알 수 없었으므로

바람이 안고 쓰러지는 계절이
활짝 핀 계절보다 더 눈부신 이유는
곧 떨어질 것임을 알기 때문이라

세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한 움큼의 알약을 m&m처럼 삼킨 아이가
위세척을 받은 병실에서
엄마의 눈 속에 내리는 계절

떨어진다는 모든 것들을 단숨에
외워버린 후에도 뿌리는 정답을 품고
땅속 깊은 곳에 숨어 있다

히브리어에 능통한 교수가
겨울의 강을 건너기 위해 허공을 헤엄치는
낙엽의 비극을 홀로코스트처럼 증언한다

정년을 넘기고도 퇴직하지 않은 나무 아래
사람들은 죽은 잎들을 모아 태우며
침묵의 하늘을 향해 번제를 드리고 있다

구둣발 아래 울고 있는 계절
무성하게 죽은 것들이 사람의 길을 쓰다듬고
늙은 캠퍼스 하늘나무에도 단풍이 든다

마디 없는 어린 소녀의
마른 나뭇가지 같은 삶 위로
꽃은 언제 피었다고 벌써 떨어지고 있는지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7 영문 수필 Historical Development of Korean Language 이월란 2014.05.28 9661
1456 영문 수필 Korean Dialects 이월란 2014.05.28 1854
1455 영문 수필 Love in the Humanities College of Humanities 이월란 2014.05.28 42342
1454 열쇠 이월란 2013.05.24 513
1453 칭기즈칸 이월란 2013.05.24 566
1452 가나다라 천사 이월란 2013.05.24 571
» 제3시집 가을 학기 이월란 2013.05.24 833
1450 책이 있는 방 이월란 2013.05.24 489
1449 식물인간 이월란 2013.05.24 482
1448 세월 3 이월란 2013.05.24 459
1447 미로학습 이월란 2013.05.24 414
1446 영문 수필 The Background of the Nazis’ Racial Ideology 이월란 2013.05.24 3477
1445 영문 수필 Goodbye, Children 이월란 2013.05.24 11362
1444 영문 수필 The Reader 이월란 2013.05.24 560
1443 영문 수필 History of the Holocaust: an Overview 이월란 2013.05.24 918
1442 영문 수필 Badenheim 1939 이월란 2013.05.24 1825
1441 영문 수필 Silence 이월란 2013.05.24 520
1440 영문 수필 A Definition of “the Faith” in Winter Light 이월란 2013.05.24 1422
1439 영문 수필 Existentialism in The Martyred 이월란 2013.05.24 866
1438 영문 수필 Divine Comedy 이월란 2013.05.24 533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