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가에서
밑바닥에 귀밑머리 밟히면서
아주 밑바닥 그 밑바닥에 엎드려
낮고 낮은 자리에 네 눈물 골 져 흐르는
맑고 시원한 냉수 한 그릇
떠올려다오
여린 별빛 지새운 새벽하늘
곱게 받쳐 든 파아란 쟁반에
댕기 물고 웃는 웃음
마저 비춰서
거친 내 두 손에 꼬옥 쥐어다오
풀리지 않는 설움
억 겹으로 사려안고
다물지 못한 생애
눈물 그득한 여인아
네 진액 퍼 올려
나를 흠씬 적셔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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