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여행
지금도 들에 나가보면
해마다 떼죽음 당한 건초들이
두고 간 마지막 말을 듣는다
우리의 삶도 자연의 울음 곁으로 가는 가는 것
지금 내 전신의 피는 마르고 있다
뿌리친 생애 저 편
적막한 죽음을 조명하는
우수의 평야를 건너
갈대바다를 지난다
휘청거리는 백골
피 흘리며 달리는 바람
생채기로 떨어져 묻히었으나
그리운 눈물 고여 마르지 못하는
그대들 깨어 있는 땅으로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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