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창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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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비딤에서
이 땅을 뒹굴며 통곡하던 하갈의 울음이
이드로 양 무리 발자국이
천 년 세월 무늬로 얼룩져
아말렉 족과 싸우던 병사들의 원혼과
아랍 화 이전까지 그토록 뜨겁던 믿음은
아직도 빗물에 젖어 있다
모래알을 움켜쥐고 헤매는 나는
당신께 쫓기는 하갈이로다
땅 끝까지 굴러가서 떨어져야 할
마지막 눈물의 하갈이로다
하늘이여 들이여 스치는 바람이여
누구의 뿌리 상한 핏줄에 얽힌 영혼이기에
이렇게 큰 슬픔에 매여 있느냐
아브라함의 붉은 피 한 방울 가슴에 품고
바람 속에 우는 여인
나는 화냥년이 아니로다
아브라함 자손을 품었을 뿐이로다
하갈의 울음이 들리는 지금
내 가슴 채우는 저 멀리
모세 기념 예배당과 여자 수도원이
안개 속에 아련한데
그 사이로 줄 이어 오는
하갈의 자손들이 눈물에 젖고 있다
주여, 이 눈물의 땅에
우리 울음의 강물 빛으로 태어나게 하소서
모진 목숨 풀꽃처럼 곱게 살다 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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