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시 모음(2012 상반기)

2012.04.07 04:17

동아줄 조회 수:481 추천:63

0. 사랑해

사랑은


사망할 때까지 몸과 마음 나누며

랑랑 18세처럼 들떠 살다가

해거름 따라 털고 떠나는것


1.사랑은  

5월이란 사랑 실은 열차 타고
시간 여행 떠나보고 싶다.

이곳은 아직도 눈덮인 들판
향기롭고 푸른 5월호 타고

알래스카 설원 달리면
사랑 가득한 5월이 될까


2. 신부엌떼기


거실과도 손잡은

당당한 부엌에서

건강한 내일을

요리하려

부시시 일어나

소시지로 오늘을

베어물고

배시시 걸어나온다


3. 거미줄

사랑의 거미줄

마음과 마음을

얽어놓은 끈적끄적한

거미줄 여기저기

보이지가 않아서

더듬거리다

나도모르게

걸릴지 몰라


4.다문화 가정

손자
손녀는
킁킁 냠냠

며느리는
쩝쩝 찡끗

할아버지
할머니는
흐믓흐믓

우리집
된장국 맛


5.배넷저고리

명주올에
스민 몽둥이
이제사 보네

엄마를 쪼개 먹으며
나온 사랑, 의 싸개
이제사 보네

주름진 내 뱃살 사이
아문 상처로 남은 엄마
이제사 보네


6. 봄바람

그늘진 겨울 나무 사이를
숨가쁘게 달려온 봄바람
차 속까지 따라와
그녀 가슴 흔든다

봄바람은
흔들리는 여심을
스르르 벗어던지는 허물을
알림없이 맘대로 바라봄이다


7. 화물 열차

무거움 안고
가쁜 숨
몰아쉬며
평행선 만을
달려온 기적

갈대와 잡초 헤집고
뒤란까지 찾아와
호젓한 산길
돌아보라
일러준다


8.풀꽃

잠깐 만나도
즐겁다

가까이서 보면
더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9. 강가강

평생의 죄 다 못 씻어
시체로 떠다니고

욕망을 비벼 끈
화장한 재털이 되어

처처불상 사사불공
햇살도 뭄을 담근다



갠지스강/정희성


구역질을 했네

주검 타는 냄새

어슴푸레 밝아오는 갠지스강

비좁은 사원 골목을 총총히 빠져나오며

죽음에게 붙잡힐까 뒤도 돌아보지 않았네



오직 죽기 위해 갠지스강에 온 노인들이

내 발목을 잡고 빈손을 내밀었네

눈앞 아득한, 허기진 손들의 숲

그들로부터 도망쳐 나오며

차마 하늘을 볼 수 없었네

한 때

민중의 좋은 벗이 되리라 다짐했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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