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2004.08.19 11:42

Stanley Kunitz 조회 수:282 추천:35

아버지와 아들
                                           Stanley Kunitz/이성열 역
나는 빛이 바래가는 교외에서 그를 따라 갔다.
지금은 뼛가루보다 더 흰 모랫길 아래로,
자두가 스스로의 익은 무게를 늘어트린 채
하나 둘 떨어져 달콤함으로 엉킨 들을 통해.
나는 가고 또 가고, 스치듯 한 발길로 연못의
비린내에 젖어, 그의 거역할 수 없는 사랑이
나를 묶어온 신비한 내 피의 주인인 그를 따라 갔다.
몇 년 간을 걸었고, 새처럼 뻗고 날아 갔으며,
내가 어릴 때 잠자던 나라까지도 달음박질 했다.
내가 왔을 때 침묵이 내 앞에서 멎었고,
그 밤이 내 이마에 오랜지 처럼 못 박혔다.

내 어떻게 나의 우화를 그 두려움을 아버지에게 말해야 할까.
어떻게 보통 억양으로 그 마력을 연결해서,
말하자면, “그 집, 그 당신이 석회로 지은 집을
우리는 잃었지요. 누나는 결혼해서 집에서 나갔어요.
그리고 이상하게, 그녀가 간 곳으로부터 아무 것도
돌아 오는 건 없었어요. 나는 너무 많은 방들이 있는
언덕 위에 살았어요. 우리가 전깃불을 만들 수는 있었지만
난방으론 충분치 않았어요. 그리고 불이 나갔을 때
나는 언덕 아래에서 기어 올라 왔어요.
신문은 매일 배달 되었지요. 나는 홀로 였지만
눈물을 흘리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자욱한 고사리들이 그들 팔을 들고 있는  물 가에서,
“아버지!”, 나는 울었어요, “돌아와요! 당신은 길을
알잖아요. 내가 당신 바지의 진흙 자국을 씻을게요,
약속해요, 흔적도 없이요, 당신 아들에게 가르쳐 줘요,
두 개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당신의 친절한 규범에서,
왜냐면 나도 슬퍼하는 아들의 아들이 될 거고,
들판의 고아들의 형제가 될 것이며, 죄없고 밝은
눈망울들의 친구가 될 거예요. 오, 어떻게 일해야 하고
계속 친절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줘요.”

연꽃들과 거북이들 사이에서 그는 나에게 돌아 섰습니다.
그 창백하고 수척한 얼굴을 하고.












Stanley Kunitz (1905-  )
매사츄세츠 주 워세스타 출신, 하바드 대학을 나와 커럼비아 대학, 예일 등에서 가르쳤다. 예일대학의 젊은 시인들을 위한 일련 서적의 편집을 맡았으며, 미 의회 시 분과 상담역, 계관시인, 푸리쳐 상을 비롯 여러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시집으로 “전쟁으로의 여권” “지적인 것들”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