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

2004.08.19 11:46

Stanley Kunitz 조회 수:175 추천:38

초상화
                                        Stanley Kunitz
나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자살한 것에 대해서
절대로 용서치 않았다.
특히 내가 막 태어나려 할
그런 어설픈 시기에, 그 봄 날 공원에서.
그녀는 그의 이름을
자신의 가장 깊숙한 캐비닛에 넣어 잠그고
나조차 그가 쾅쾅 두드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건만
절대로 나올 수 없게 하였다.
내가 다락방으로부터
긴 입과 용맹스레 뵈는 수염과
깊은 갈색의 눈을 가진
한 남자의 파스텔 초상화를 끄집어 내려 왔을 때,
그녀는 한 마디 말도 없이
그림을 발기발기 찢고
내 뺨따귀를 세차게 때렸다.
내 나이 예순 넷이 되는 해
아직도 내 뺨이 얼얼한 걸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