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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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맥문학] 11월호에 "이달의 시인'"에 선정됨
2005.10.31 14:11
월간 [한맥문학] 11월호 표지와 속표지 앞의 인물사진
190페이지부터 실린 4편의 시.
4편의 시 보기
재생(再生) / 종파 이기윤
빈약한 가슴
풍만하게 키우더니
언제부턴가 통증도 함께 따라 들어와
유방 속에 크게 자리 잡다
터질 듯 부풀어 오르는 아픔
진단에 따라 암을 도려내고
절벽된 빈 가슴에 두 손 모아
하늘 우러르니
어두웠던 아픔과 두려움 몰아내는
환한 빛 한 줄기
가슴에 와 어리다
빛으로 닦아준 사랑의 길
그 길 따라 숨차게 달리기하며
머리털 다시 나는 진통 너머
본연의 나를 발견하고 다시 태어나
새 삶을 사랑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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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孵化) / 종파 이기윤
천방지축 사방에 뛰어다니던
철없는 언어들
바람으로 목욕한 알몸이
알집에 착상하다
시간을 타고
긴 동굴 난관(卵管)에서
몸부림치며 비집고 나와
백지 위에 빽빽하게 알을 슬다
사랑의 열기가 알을 품으니
기도로 껍질을 깨고 나온 시(詩)
심령의 날개 퍼덕이니
선율이 온누리로 물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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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꿈 / 종파 이기윤
눈 감은 내 안에서
환하게 열리는 하늘
장미로 피어나는 당신의 웃는 모습
꽃잎을 하나씩 제치고 문을 연다
진동하는 짙은 향기
촉수로 더듬어
꽃술에 입맞추니
단 꿀에 취해
핑크빛 선율로 설레는 가슴
우주를 날다가 온
날개를 접는다
장미꽃 요람搖籃을 타고
속삭이는 밀어에 몽롱해진 몸
행복이 기다리는 꿈나라로
빠져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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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診療) / 종파 이기윤
흰 구름 떠가는 푸른 하늘
흐뭇한 행복이 밀려온다.
감사의 눈물이
눈못보는 이웃을 향한 긍휼로
자전(自轉)하며 외친다
“시각으로 들어온 현실이
마음을 가리어 볼 수 없는 세계가 있다“
진찰(診察)은
육안(肉眼)을 감아야
심안(心眼)으로
병을 보고
혈관과 신경을 보며
바늘끝의 방향과 깊이를 재고
경락을 겨냥하여 침을 꽂으니
도망가는 병이 보인다
하늘에서 지긋이 눈을 감고
나를 맥진하는 큰 손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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