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길

2022.01.23 05:03

강창오 조회 수:113

대로변 한 끝자락

수줍은 듯 콕 박힌

막다른 꼬리 도로

 

여느 곳과 다름없이 정차한 차 풍경

꾸역꾸역 이어진 집들의 행렬
같은 햇볕 조각 속에 나래피고

비바람 속의 가쁜 호흡을 나누건만
 

지나쳐 가고 오는 지난 30여년간

단 한 번의

삶의 그림자 조차도 본 적 없는

참으로 신기한 길


이름하여 파묻힌 계곡

짐작건데 일선에서 후퇴한 후

고요를 벗삼아 하루하루를 빚어나가는

은퇴자들의 닫힌 공간

 

이미 기가 다 빠져서인가?

내려진 무대막 뒤로 익살맞은 숨바꼭질이 시작된건가?

아무리 황혼의 안식처라지만
그렇게 내동댕이 쳐진 채 침묵할수가?
보이지 않은 영혼의 길 답습 중이라도
한 번쯤은 삐끗한 발디딤으로

이 침묵의 수수께끼가 깨질수 있을텐데?

 

그 때가 언제일까? 정녕 아니올까?

 

  

댓글 0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 Let’s go see mom 강창오 2022.05.06 143
78 흩어진 3월 말의 날라리 풍경/ The blighted last day of March 강창오 2022.03.31 115
77 또 다른 하루 강창오 2022.03.26 79
76 Another interesting day 강창오 2022.03.26 134
75 손 주름 - Wrinkles on the hand 강창오 2022.03.04 80
74 내 발렌타인 장미 강창오 2022.02.12 111
73 My Valentine's rose 강창오 2022.02.12 86
» 망각의 길 강창오 2022.01.23 113
71 The road into oblivion 강창오 2022.01.23 87
70 에휴! 잡으면 무얼해? 강창오 2021.10.26 81
69 Phew! What is the point to catch them? 강창오 2021.10.26 73
68 90세 공학도 노인과 로맨스 강창오 2021.09.23 119
67 A nonagenarian, PhD challenger and romance 강창오 2021.09.23 125
66 '최근 회원창작실'의 이용 [2] 강창오 2021.07.03 152
65 윤여정과 아카데미 조연상 강창오 2021.04.27 232
64 Yoon Yeo Jung and the winning Academy rewards 강창오 2021.04.27 254
63 추풍령 고개 [4] 강창오 2021.03.20 215
62 Ch’upung-nyŌng/ Heights [1] 강창오 2021.03.20 105
61 무제 - A void [4] 강창오 2021.02.02 98
60 44번 버스와 중용 강창오 2021.01.07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