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멋져/윤철
2013.05.27 05:21
당 ‧ 신 ‧ 멋 ‧ 져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윤 철
술좌석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건배(乾杯)다. 기념일이나 축하행사 같은 공식적인 연회(宴會)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회식자리에서도 술잔을 들어 건배하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서로를 축복하고 기원하는 뜻이 담긴 건배사와 함께 구호를 화창(和唱)한다. 술잔을 소리가 나게 마주친다. 건배한 잔은 단숨에 비워야한다고 한다. 확인이라도 하듯 모두가 같이 박수로 마무리하는 것이 보통의 순서다.
건배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說)이 있다. 한 병에 담긴 술을 손님과 주인이 같이 나눠 따르고 단숨에 마심으로써 ‘이 술에는 독(毒)을 타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의식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축복을 기원하고 단합을 도모하는 의미로 변한 것이다. 술잔을 맞대어 소리 나게 부딪치는 것은 서로의 마음이 통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단숨에 들이키는 것은 술잔에 담긴 술을 상대방의 진심으로 생각하고 한 번에 내 마음에 받아들이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건배의 구호나 방식도 나라마다, 시대마다 다르다. 자리의 성격이나 참석한 사람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프랑스에서는 브라보(Bravo),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굿 헬스(Good health), 치어스(Cheers), 토스트(Toast) 등이 우리나라의 ‘위하여’만큼이나 흔히 쓰는 구호다.
구운 빵을 뜻하는 ‘토스트’가 어쩌다가 건배 구호가 되었을까? 옛날 유럽에서는 포도주의 맛을 좋게 하기 위해 포도주 잔에 갓 구운 빵 한 조각을 넣는 풍습이 있었는데 여기서 유래된 것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는 건배구호가 똑같다. 중국어로는 ‘간베이’, 일본어로는 ‘감빠이’라고 발음하지만 뜻은 모두 건배(乾杯)다. 잔을 깨끗이 비운다는 뜻이다.
회식 자리에서 건배 제의를 요청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때마다 자리에 맞는 적당한 문구가 얼른 떠오르지 않아 당황할 때가 많다. 건배사는 잔을 들고 하는 짧은 연설이다. 짧을수록 좋다. 촌철살인(寸鐵殺人)과 같은 건배사가 쉽지 않다. 너무 길거나 무거운 이야기는 술자리의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 너무 경박한 것도 체신이 없고 민망한 일이다. 건배사 두세 편 정도는 미리 준비했다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쓰는 것이 좋을 듯싶다.
건배구호 또한 그렇다. 요즘엔 재미있고 뜻 깊은 건배구호가 많다.
“고사리: 고마워요 사랑해요 이해해요./ 당나귀: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해서./ 사우나: 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오바마: 오직 바라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길./ 해당화: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 살자./ 구구팔팔이삼사: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틀 아프고 3일 만에 죽자.”
이 같이 의미 있고 멋진 건배구호는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아마 100가지 정도는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어느 자리에서나 “위하여!”가 무난하고 많이 쓰이지만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잘 쓰지 않는 편이다. 그것이 군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고 난 다음부터는 군사문화의 찌꺼기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 멋져!’라는 건배 구호를 좋아 한다.
‘우리 모두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그리고 저주며 살자는 의미로 오늘의 구호는 ’당신 멋져‘로 하겠습니다. 제가 먼저 ’당신‘ 하면 여러분은 ’멋져‘로 화답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당신! 멋져!’
짧으면서도 훌륭한 한편의 건배사가 되는 것이다. 건배 잔을 마주치는 상대방을 멋진 사람이라고 칭찬하는 의미도 담고 있으니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닐 수 없다.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그러면서도 저주는 넉넉한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오늘은 나 스스로에게 건배를 제의해 본다. ‘당신 멋져!’
(2013. 5. 17.)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윤 철
술좌석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건배(乾杯)다. 기념일이나 축하행사 같은 공식적인 연회(宴會)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회식자리에서도 술잔을 들어 건배하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서로를 축복하고 기원하는 뜻이 담긴 건배사와 함께 구호를 화창(和唱)한다. 술잔을 소리가 나게 마주친다. 건배한 잔은 단숨에 비워야한다고 한다. 확인이라도 하듯 모두가 같이 박수로 마무리하는 것이 보통의 순서다.
건배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說)이 있다. 한 병에 담긴 술을 손님과 주인이 같이 나눠 따르고 단숨에 마심으로써 ‘이 술에는 독(毒)을 타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의식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축복을 기원하고 단합을 도모하는 의미로 변한 것이다. 술잔을 맞대어 소리 나게 부딪치는 것은 서로의 마음이 통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단숨에 들이키는 것은 술잔에 담긴 술을 상대방의 진심으로 생각하고 한 번에 내 마음에 받아들이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건배의 구호나 방식도 나라마다, 시대마다 다르다. 자리의 성격이나 참석한 사람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프랑스에서는 브라보(Bravo),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굿 헬스(Good health), 치어스(Cheers), 토스트(Toast) 등이 우리나라의 ‘위하여’만큼이나 흔히 쓰는 구호다.
구운 빵을 뜻하는 ‘토스트’가 어쩌다가 건배 구호가 되었을까? 옛날 유럽에서는 포도주의 맛을 좋게 하기 위해 포도주 잔에 갓 구운 빵 한 조각을 넣는 풍습이 있었는데 여기서 유래된 것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는 건배구호가 똑같다. 중국어로는 ‘간베이’, 일본어로는 ‘감빠이’라고 발음하지만 뜻은 모두 건배(乾杯)다. 잔을 깨끗이 비운다는 뜻이다.
회식 자리에서 건배 제의를 요청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때마다 자리에 맞는 적당한 문구가 얼른 떠오르지 않아 당황할 때가 많다. 건배사는 잔을 들고 하는 짧은 연설이다. 짧을수록 좋다. 촌철살인(寸鐵殺人)과 같은 건배사가 쉽지 않다. 너무 길거나 무거운 이야기는 술자리의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 너무 경박한 것도 체신이 없고 민망한 일이다. 건배사 두세 편 정도는 미리 준비했다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쓰는 것이 좋을 듯싶다.
건배구호 또한 그렇다. 요즘엔 재미있고 뜻 깊은 건배구호가 많다.
“고사리: 고마워요 사랑해요 이해해요./ 당나귀: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해서./ 사우나: 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오바마: 오직 바라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길./ 해당화: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 살자./ 구구팔팔이삼사: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틀 아프고 3일 만에 죽자.”
이 같이 의미 있고 멋진 건배구호는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아마 100가지 정도는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어느 자리에서나 “위하여!”가 무난하고 많이 쓰이지만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잘 쓰지 않는 편이다. 그것이 군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고 난 다음부터는 군사문화의 찌꺼기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 멋져!’라는 건배 구호를 좋아 한다.
‘우리 모두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그리고 저주며 살자는 의미로 오늘의 구호는 ’당신 멋져‘로 하겠습니다. 제가 먼저 ’당신‘ 하면 여러분은 ’멋져‘로 화답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당신! 멋져!’
짧으면서도 훌륭한 한편의 건배사가 되는 것이다. 건배 잔을 마주치는 상대방을 멋진 사람이라고 칭찬하는 의미도 담고 있으니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닐 수 없다.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그러면서도 저주는 넉넉한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오늘은 나 스스로에게 건배를 제의해 본다. ‘당신 멋져!’
(2013.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