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손수건

2012.01.25 00:28

김수영 조회 수:731 추천:269

추억의 손수건
金秀映
눈물에 절여 보승보승
땀으로 얼룩진 얼굴 닦다
화장이 묻어나 울긋불긋

손수건은 연인들의 마음을 닦아주는
향기로운 깨끗한 걸레다

꼬게 꼬게 접어둔 손수건 끄네어
툭툭 털면 싸라기눈 되어
사연이 구술을 꿴다

손바닥 만 한 손수건 속엔
굽이도는 강물처럼
낭만과 사랑과 슬픔의 추억이
주절이 달린 골동품이다

손수건이 찌들어 냄새가 나도
계속 빨아 쓰는 분신이 되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목에 걸면 목걸이, 팔에 걸면 팔지로
멋을 풍기는 멋쟁이로 때깔을 낸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손수건이 그리운 것은 왜일까
깃발처럼 흔들던 추억이 그러워서일까.
추억의 손수건                 金秀映 눈물에 절여 보승보승 땀으로 얼룩진 얼굴 닦다 화장이 묻어나 울긋불긋 손수건은 연인들의 마음을 닦아주는 향기로운 깨끗한 걸레다 꼬게 꼬게 접어둔 손수건 끄네어 툭툭 털면 싸라기눈 되어 사연이 구술을 꿴다 손바닥 만 한 손수건 속엔 굽이도는 강물처럼 낭만과 사랑과 슬픔의 추억이 주절이 달린 골동품이다 손수건이 찌들어 냄새가 나도 계속 빨아 쓰는 분신이 되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목에 걸면 목걸이, 팔에 걸면 팔지로 멋을 풍기는  멋쟁이로 때깔을 낸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손수건이 그리운 것은 왜일까 깃발처럼 흔들던 추억이 그러워서일까.

댓글 0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1 부활하신 주님 김수영 2012.04.07 566
160 민들레 김수영 2012.03.30 661
159 제주도 주상절리대를 바라보며 김수영 2012.03.27 703
158 봄이 오는 소리 김수영 2012.03.10 588
157 여행 김수영 2012.03.06 536
156 이외수 씨를 만나다/엣세이 집 '하악 하악'을 읽고 김수영 2012.03.01 580
155 편지 김수영 2012.02.28 601
154 더 좋아 김수영 2012.02.22 561
» 추억의 손수건 김수영 2012.01.25 731
152 군중 속의 고독 file 김수영 2012.01.24 594
151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다 김수영 2012.01.20 789
150 조각이불 김수영 2012.01.17 595
149 돌아온 탕자 김수영 2012.01.06 832
148 살얼음 김수영 2012.01.08 678
147 신년 축시 김수영 2012.01.02 596
146 상실의 고통 김수영 2011.12.29 884
145 홀로 아리랑 [1] 김수영 2011.12.12 1064
144 마지막 깃발/마지막 달을 보내며 김수영 2011.11.30 682
143 못말리는 딸의 용기 김수영 2011.11.18 1122
142 하필이면 왜 김수영 2011.11.13 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