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4 17:26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조회 수 26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나이 많아

세상 걷기가 힘들어

가을 들길에 나를 내려놓았습니다

 

부자로 살지는 못했지만

굶지는 않았고

힘은 들었지만, 철이 없어

그것이 고생인 줄 몰랐습니다

 

억새, 갈대, 고추잠자리,

작은 새, 빨간 나무 열매, 털 달린 홀씨,

하나님의 뜰에서 뿌리를 내렸으니

한 생을 잘 살았다고

다들, 나름대로 아름답게 익었습니다

 

주님이 주신 짐은 가볍습니다

내가 개미처럼 작아져서

낭떠러지에서 떨어져도 상처 입지 않습니다

낯설면서도 친근하고

쓸쓸하면서도 포근한 이길

 

노년에

풍경 속에 든 작은 나를 짚어보며

더 작아지려고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65 나목의 열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13 124
964 인생에 끝은 없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06 137
963 조각 빛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4.01.30 149
962 돌아온 탕자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23 99
961 고난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16 133
960 새싹의 인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09 94
959 들길을 걷다 보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02 112
958 2024년을 맞이하며 tirs 2024.01.02 179
957 나목의 겨울나기 전술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26 134
956 단풍 낙엽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9 226
955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217
954 광야(廣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05 224
953 가을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8 240
952 단풍잎 꼬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1 187
951 늙은 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14 205
950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07 217
949 갈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31 170
»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24 267
947 가을 산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7 220
946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9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1 Next
/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