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1 06:22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조회 수 2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강민경

 

 

한낮

길가 철조망 넘어 마당이 있는 집

병아리 대 여섯 거느린 어미 닭과

풍채 당당한 수탉의 여유

긴 목이 빠지도록 회를 치며 암 닭을 향해

여기가 낙원이라고 힘주어 외치는

곧은 목울대의 당당함에

집 안과 밖, 고요하던 풍경이 기지개를 켠다


내일이 오늘 같은

밤낮없이 닭장 안에 갇혀서

생을 식용에 저당 잡힌 닭

먹으면 먹을수록 허허하고  

살이 찌면 찔수록 죽을 날이 가까워지니

먹는 것이 다 저주다

 

부모 덕에 재벌이 된 아이들이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공으로 생겼다고 제화나 권세를 함부로 사용하면

저 닭장 안의 닭처럼 곧 비만이 되어

갑질한다는 소리 자주 듣고 당뇨병에 걸리느니

 

풍족하다고 다

낙원은 아니다

그 풍족함이 당당해야 삶이 낙원이 된다

저 마당, 수탉 울음소리 참 맑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89 무사고 뉴스 성백군 2006.07.19 242
1488 우리가 사는 여기 김사빈 2007.03.15 242
1487 (단편) 나비가 되어 (5) 윤혜석 2013.06.23 242
1486 물웅덩이에 동전이 강민경 2018.04.19 242
1485 물속, 불기둥 하늘호수 2016.07.05 242
1484 밤 손님 성백군 2006.08.18 241
»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강민경 2016.10.01 241
1482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03 241
1481 단순한 사연 서 량 2005.08.28 240
1480 어느날 아침의 영상 곽상희 2007.08.26 240
1479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2014.02.25 240
1478 당신의 소신대로 강민경 2015.03.15 240
1477 위, 아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15 240
1476 칼춤 손홍집 2006.04.10 239
1475 초석 (礎 石 ) 강민경 2006.08.18 239
1474 등라(藤蘿) 이월란 2008.02.16 239
1473 실체를 벗어버린 밤 풍경 강민경 2012.06.06 239
1472 새 냉장고를 들이다가/강민경 강민경 2019.03.20 239
1471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강민경 2019.02.16 239
1470 대지 유성룡 2008.02.28 238
Board Pagination Prev 1 ...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