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1 06:22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조회 수 2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강민경

 

 

한낮

길가 철조망 넘어 마당이 있는 집

병아리 대 여섯 거느린 어미 닭과

풍채 당당한 수탉의 여유

긴 목이 빠지도록 회를 치며 암 닭을 향해

여기가 낙원이라고 힘주어 외치는

곧은 목울대의 당당함에

집 안과 밖, 고요하던 풍경이 기지개를 켠다


내일이 오늘 같은

밤낮없이 닭장 안에 갇혀서

생을 식용에 저당 잡힌 닭

먹으면 먹을수록 허허하고  

살이 찌면 찔수록 죽을 날이 가까워지니

먹는 것이 다 저주다

 

부모 덕에 재벌이 된 아이들이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공으로 생겼다고 제화나 권세를 함부로 사용하면

저 닭장 안의 닭처럼 곧 비만이 되어

갑질한다는 소리 자주 듣고 당뇨병에 걸리느니

 

풍족하다고 다

낙원은 아니다

그 풍족함이 당당해야 삶이 낙원이 된다

저 마당, 수탉 울음소리 참 맑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50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하늘호수 2016.10.20 334
1149 물에 길을 묻다 강민경 2016.10.20 264
1148 희망을 품어야 싹을 틔운다 강민경 2016.10.11 284
1147 멸치를 볶다가 하늘호수 2016.10.10 364
1146 달, 그리고 부부 하늘호수 2016.10.02 278
»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강민경 2016.10.01 272
1144 近作 詩抄 2題 son,yongsang 2016.09.30 300
1143 꽃 속에 왕벌 하늘호수 2016.09.28 240
1142 생각은 힘이 있다 강민경 2016.09.25 172
1141 철새 떼처럼 강민경 2016.09.19 209
1140 2 하늘호수 2016.09.17 344
1139 화려한 빈터 강민경 2016.09.07 300
1138 들꽃 선생님 하늘호수 2016.09.07 248
1137 기타 혼혈아 급우였던 신복ㄷ 강창오 2016.08.27 485
1136 새들도 방황을 강민경 2016.08.24 303
1135 구름의 득도 하늘호수 2016.08.24 202
1134 시 어 詩 語 -- 채영선 채영선 2016.08.19 156
1133 목백일홍-김종길 미주문협관리자 2016.07.31 382
1132 수필 명상의 시간-최용완 미주문협관리자 2016.07.31 400
1131 (동영상 시) 내 잔이 넘치나이다 My Cup Runneth Over! 동영상시 2 차신재 2016.07.28 458
Board Pagination Prev 1 ...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