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77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싱크대 안 그리마 / 성백군

 

 

 

이른 아침

싱크대 바닥에 그리마 한 마리

갑자기 켜진 전등 불빛에

발이 묶였다

 

빨리, 수챗구멍으로 숨어 버리면

저 좋고 나도 좋으련만

그동안 사람 곁에서 배운 것이 있다며

보무도 당당하다

 

저걸, 그대로

손가락으로 문질러 죽이자니

그것도 생명이라 마음이 움츠러들고

살려 보내자니 몸이 근질거린다.

 

물로 씻어

산채로, 수챗구멍으로 흘려보내고

잘했다고 안위(安慰)하는 마음도 잠시

캄캄한 어둠 속에서 다시 기어 올라와야 하는 그리마가

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사는 게 다 죄짓는 일이다

 

   1405 - 07092024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81 시냇가 백로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9.17 1603
2280 여름 배웅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9.10 1702
2279 배롱나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9.03 1791
2278 뿔난 자존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8.27 1781
2277 덤으로 얻은 행복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8.20 1648
2276 달팽이 걸음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8.13 1822
2275 불꽃놀이(Fireworks)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8.06 1675
» 싱크대 안 그리마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30 1775
2273 길바닥에 고인 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23 1703
2272 별 셋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16 1535
2271 적토(積土)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09 1544
2270 가지 끝 나뭇잎 하나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02 1550
2269 땅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25 1651
2268 나뭇잎 파동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18 1545
2267 꽃가루 알레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11 1588
2266 신록의 축제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04 1646
2265 호수 위에 뜨는 별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28 1828
2264 그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22 1644
2263 꽃은 다 사랑이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14 1664
2262 개 목줄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07 16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9 Next
/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