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8
어제:
447
전체:
5,911,668

이달의 작가
2008.05.09 12:51

짤 없는 주인장

조회 수 461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짤 없는 주인장



                                                                            이 월란




처음 새치가 보였을 땐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지켜주겠다 입방정만 놓고 간
옛 연인을 보듯 배신감에 치를 떨며 뿌리채 뽑아버렸었다
이제 더 이상 우려낼 것이 없다 아침마다 하얗게 돋아나는 사망진단서들
지들끼리 싸우고 버티다 하나 둘씩 손 들어 버리곤
백기 들고 올라오는 고것들을, 싹수가 노랗다 야멸차게 쏙쏙 뽑아버렸었다
내겐 입 싹 닦고 있지만 돌아서 쑥덕거리는 타인의 험담을 가늘게 흘려듣듯
주인인 나마저 보고받지 못하는 내 육신의 사망소식들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파릇파릇 새싹들을 탄생시키고 있던
천둥 벌거숭이 마음은 전능하신 신의 실수라도 발견한 듯 아연했었다  


난 주인이 아니었다
빈대떡처럼 빚어진 육신의 그루터기에 코를 박고 있는 구경꾼일 뿐
청지기되어 살라 하셨는데 난 쥔장노릇에만 익숙해져 있다
다 내것이었는데 난 거들났다 통보 받지도 못하는 주인
짤 없는 주인장
멀대같은 주인장
사표 내고 뒤집어질까..... 하다 고이 빗어넘기곤 염색하러 간다

                                                    
                                                                               2007-06-0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7 마작돌 이월란 2008.05.09 497
196 나 이제 사는 동안 이월란 2008.05.09 423
195 제1시집 어떤 진단서 이월란 2008.05.09 685
194 제1시집 동대문 이월란 2008.05.09 926
193 제1시집 파도 이월란 2008.05.09 800
192 제1시집 중신(中身)의 세월 이월란 2008.05.09 682
191 제1시집 그리움 이월란 2008.05.09 654
190 제1시집 만성 (慢性) 이월란 2008.05.09 498
189 제1시집 당신에게도 이월란 2008.05.09 637
188 공항대기실 이월란 2008.05.09 419
187 제1시집 가시내 이월란 2008.05.09 622
186 처음 이월란 2008.05.09 424
185 잔상(殘像) 이월란 2008.05.09 424
184 제1시집 수화(手話) 이월란 2008.05.09 595
183 제1시집 심발지진 이월란 2008.05.09 608
182 제1시집 뒤뜰의 장미 이월란 2008.05.09 574
181 제1시집 모놀로그----진실게임 이월란 2008.05.09 598
180 상상임신 이월란 2008.05.09 455
179 눈의 혀 이월란 2008.05.09 489
» 짤 없는 주인장 이월란 2008.05.09 461
Board Pagination Prev 1 ...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