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8
어제:
447
전체:
5,911,668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3:11

중신(中身)의 세월

조회 수 682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중신(中身)의 세월


                                                                    이 월란




평면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실어 본 사람이라면 알리라
가만히 서 있어도 뒤로 밀리는 풍경들에 대해
그 위에서 평상시의 보폭으로 걷기라도 한다면
달리는 속도로 낚아채이는 풍경들에 대해
다급한 일로 뛰기라도 한다면
기둥서방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끌려간 화냥년처럼
눈 한번 맞출 새 없이 섬뜩하게 허물어지고 마는 풍경들에 대해
유년의 풍경을, 청춘의 풍경을 KTX의 차창 밖 풍경처럼
그렇게 초점 없이 잃어버리고 만 사람들이라면 이제 알리라
다급한 일도 없는 지금, 평면 에스컬레이터에 올라와 뛰고 있는 것처럼
누군가 늙어버린 땅 밑에 가속의 모터장치를 해 두어
오늘 하루가 또 그렇게 어이없이 휙휙 낚아채이고 말았다는 것을

                                              
                                                                  2007-06-2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7 마작돌 이월란 2008.05.09 497
196 나 이제 사는 동안 이월란 2008.05.09 423
195 제1시집 어떤 진단서 이월란 2008.05.09 685
194 제1시집 동대문 이월란 2008.05.09 926
193 제1시집 파도 이월란 2008.05.09 800
» 제1시집 중신(中身)의 세월 이월란 2008.05.09 682
191 제1시집 그리움 이월란 2008.05.09 654
190 제1시집 만성 (慢性) 이월란 2008.05.09 498
189 제1시집 당신에게도 이월란 2008.05.09 637
188 공항대기실 이월란 2008.05.09 419
187 제1시집 가시내 이월란 2008.05.09 622
186 처음 이월란 2008.05.09 424
185 잔상(殘像) 이월란 2008.05.09 424
184 제1시집 수화(手話) 이월란 2008.05.09 595
183 제1시집 심발지진 이월란 2008.05.09 608
182 제1시집 뒤뜰의 장미 이월란 2008.05.09 574
181 제1시집 모놀로그----진실게임 이월란 2008.05.09 598
180 상상임신 이월란 2008.05.09 455
179 눈의 혀 이월란 2008.05.09 489
178 짤 없는 주인장 이월란 2008.05.09 461
Board Pagination Prev 1 ...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