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가곡제 참가 시 모집
2019.12.25 22:01
댓글 3
-
정용진
2019.12.28 08:40
-
정용진
2019.12.28 08:42
상원사의 가을
정용진 시인
상원사(上院寺) 가는 길에
월정사(月精寺)를 지나노라.
굽이굽이 서린
산길을 따라
나무들이 줄지어 서서
거친 손을 흔들고
바위틈을
이리저리 감돌며
벅찬 감흥으로 살다가
나무들이 벗어던진
붉은 옷자락을 싣고
염불소리로 흐르는 시냇물.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空手來 空手去)
떠나가는 저들의 발길을
허허롭게 울려 보내는
상원사의 종소리.
나는 산경에 취하여
땀 흘려 험산을 오르건만
삼라만상을 품에 안은
천년의 숲길 오대산은
태연하게
잠을 청하고 있구나.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저문 산사의 종소리가
내 가슴을 적시는데
나는 차라리
한 덩이 바위로 서서 지켜보리라.
설한부(雪寒賦)/정용진
초겨울 눈송이들이
마른 가지 위로
고기비늘처럼
번쩍이며 내리는데
새끼들이 잠든 동굴
길을 잃은
늑대의 울음소리가
계곡을 가른다.
바람을 앞세우고
흰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산을 내려오는
차가운 달.
창틈으로 스며드는
한기에 젖어
옛님의 숨결로 떨고 있는
촛불이 애처롭다.
한 세기를 잠재우고
새 시대를 일깨우는
여명(黎明)
지금쯤
어느 곳에서
태반의 아픔을 찢고
또 하나의 생명이
탄생하는가.
<설한부> 전문.
*한국 크리스챤 문학상 대상 수상작
(05)
연(鳶) 정용진 시인
바람 부는 날
나는
너를 향해
연(鳶을 띄운다.
내 연연(戀戀)한
마음을 띄운다.
티 없이 연연(涓涓)한
그리움이
창을 두드리면
너는
문을 열고 나와
창공에
휘날리는 깃발을 보아라.
오늘도 나는
연연(連延)한
사랑의 실타래를 풀어
절절한 사연을
하늘 높이 띄운다.
작곡 할 수 있는 시로 하세요.
-
Noeul
2020.03.04 11:05
금번 창작가곡제에 입선된 시입니다.
노을 이만구 드림
겨울 멜로디 - 이만구(李滿九)
꽁꽁 얼어붙은 겨울철
고향집 사랑방
저녁노을 곱게 스민 격자문
찬 바람에 나부끼던
문풍지 소리
지금도 아랫목에 앉으면
세월 속에 잊힌
창호지의 떨림
추억의 겨울 멜로디
그 청아한 오음계 들려온다
시린 손 호호 불며
연 날리던 날
나뭇가지에 걸린
기다란 꼬리연 보다
더 높은 소리의 펄럭임
도란도란 옛이야기
귀 기울인 문풍지
열린 세상으로 통하는 틈
무슨 까닭 인지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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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사의 가을
정용진 시인
상원사(上院寺) 가는 길에
월정사(月精寺)를 지나노라.
굽이굽이 서린
산길을 따라
나무들이 줄지어 서서
거친 손을 흔들고
바위틈을
이리저리 감돌며
벅찬 감흥으로 살다가
나무들이 벗어던진
붉은 옷자락을 싣고
염불소리로 흐르는 시냇물.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空手來 空手去)
떠나가는 저들의 발길을
허허롭게 울려 보내는
상원사의 종소리.
나는 산경에 취하여
땀 흘려 험산을 오르건만
삼라만상을 품에 안은
천년의 숲길 오대산은
태연하게
잠을 청하고 있구나.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저문 산사의 종소리가
내 가슴을 적시는데
나는 차라리
한 덩이 바위로 서서 지켜보리라.
설한부(雪寒賦)/정용진
초겨울 눈송이들이
마른 가지 위로
고기비늘처럼
번쩍이며 내리는데
새끼들이 잠든 동굴
길을 잃은
늑대의 울음소리가
계곡을 가른다.
바람을 앞세우고
흰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산을 내려오는
차가운 달.
창틈으로 스며드는
한기에 젖어
옛님의 숨결로 떨고 있는
촛불이 애처롭다.
한 세기를 잠재우고
새 시대를 일깨우는
여명(黎明)
지금쯤
어느 곳에서
태반의 아픔을 찢고
또 하나의 생명이
탄생하는가.
<설한부> 전문.
*한국 크리스챤 문학상 대상 수상작
(05)
연(鳶) 정용진 시인
바람 부는 날
나는
너를 향해
연(鳶을 띄운다.
내 연연(戀戀)한
마음을 띄운다.
티 없이 연연(涓涓)한
그리움이
창을 두드리면
너는
문을 열고 나와
창공에
휘날리는 깃발을 보아라.
오늘도 나는
연연(連延)한
사랑의 실타래를 풀어
절절한 사연을
하늘 높이 띄운다.
작곡 할 수 있는 시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