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새로 나온 책 / 손용상 중·단편 소설 제8>

<책머리에>  

등단 50년 째이고 미국 나이로 희수년喜壽年을 맞다 보니, 딸년들이 거들어 책을 한권 만들어 주었다. 고마운 일이었다. 잠깐 지난 세월을 돌아다 보았다. 사람 나이테를 100년으로 보면 77푼이다. 굳이 따지면 C+. 잘한 것도 없고 별로 모자라지도 않는...지금이 그런 범생凡生의 위치다.

나는 소위 출세(사회에 나오는 것)를 하고 나서 최소한 B+ 정도는 되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늘 그리 생각하고 살았다. ‘내 삶의 기준을 최소한 B+를 지향하고 살았다는 얘기다. 헌데...돌아보면 내가 살아온 성적은 솔직히 세속 나이의 77푼도 안 되었다. 그저 잘 봐서 C-이븐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그것도 다행히 내 가족들이 다소 모자란 칠푼이 가장家長그런대로 뱓아주고 잘 챙겨줘서 오늘이 있게 만들었다. 많이 고맙고 부끄럽지만, 나름대로 행복하다.

 

행복이 뭐 별거냐?

본향本鄕 떠난지 4반세기다. 그 사이 우여곡절도 많았고 와 난과 통의 여정旅程을 골고루 거쳤다. 한 때는 자진自盡생각했지만 그냥 버티고 살았다. 덕분에 나이가 칠십 중반이 넘었고 몸은 병들고 기력도 빠졌지만, 그래도 집에서 지천 받지 않고 혼자서 똥 오줌 잘 가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먼 곳의 그리운 동무들 소식을 서로 나눌 수 있으니 행복하다. 그리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그리고 오늘처럼 책이라도 묶어 주변의 좋은 친구, 동무들에게 나눠줄 수 있으니, 그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

 

<손용상을 읽는다>

 손용상 소설가의 여덟번째 소설집이다.

 그는 소설은 서사적 이야기로 구성되어야 하고 그 이야기는 뜻이 깊거나 재미있어야 하며 그로써 문학의 본분을 지킨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반영한다. 동시에 그의 소설에는, 아니 그를 면대해보면 자연히 느껴지는 바이지만, 인간으로서 또는 문인으로서의 향기가 있다. 미세한 부분에 까다롭지 않으며 직관적이고 종합적으로 사람을 응대하는 기질이 있다. 필자는 이를 그가 가진 천생(天生)의 작가로서의 품성이라 이해했다. 손용상 소설가는 그와 같은 기질과 품성 그리고 글쓰기의 역량을 발양(發揚)하여, 소설을 쓰고 시를 쓰고 에세이와 칼럼을 쓴다.” (문학평론가 김종회 / 황순원 소나기 마을 촌장)

 

독자로서 내가 본 선생님의 소설은 서사적 구성으로,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이 듯 전개하는 방식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상황에 적합한 대사와 행위가 있는 문장과 이야기를 현실로 치환시킴으로써 리얼리티를 살리는 탁월한 능력...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선생님 소설의 특징이다. 선생님의 소설을 펼치노라면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이듯 선명한 장면의 흡인력 있는 문장에 빠지게 되고, 그것은 읽는 재미라는 소설의 존재 이유 중 하나를 충족시키게 된다. 김외숙 <캐나다거주 소설가 / 해외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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