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 백선영
2012.04.16 05:58
집을 비우거나 혼자일 때
제임스는 방마다 불을 켠다
햇빛 눈 부신 한 낮에도
거실, 화장실, 옷장까지,
아무 것도 담기지 않은
텅 빈 세탁기도 불을 켠다
위축된 정적(靜寂)에
맨 살 부딪히는 소리
휘언(諱言) ~휘언~
살이 닳도록 몸을 닦고 나면
울컥 터지는 무심한 코피
불안에 젖는 하얀 꽃솜
늘 헛헛하다는 제임스
언제나처럼 방문을 잠근다
가위 눌린 사각지대
쩍쩍 갈라진 빙하 위에
은빛 반짝이는 달팽이 껍때기
온난화 새벽 동편 호수에
꿈 속을 유영(游泳)하고 있는
달팽이 무리 휘언~ 휘언 ~
*휘언(諱言):꺼려 세상에 들어 내놓고 하기 어려운 말.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316 | 풀치다 / 유봉희 | 관리자_미문이 | 2012.07.02 | 183 |
| 315 | 음률에 실린 고국의 정 / 오정방 | 관리자_미문이 | 2012.06.26 | 96 |
| 314 | 만화 '국수의 신'을 읽는 재미 / 오연희 | 관리자_미문이 | 2012.06.21 | 488 |
| 313 | 풍란(風蘭)의 비밀(秘密) / 연규호 | 관리자_미문이 | 2012.06.11 | 137 |
| 312 | 데스벨리 소고 / 안선혜 | 관리자_미문이 | 2012.06.05 | 138 |
| 311 | 시즌 / 안경라 | 관리자_미문이 | 2012.05.29 | 110 |
| 310 | 계로록(戒老錄) / 손용상 | 관리자_미문이 | 2012.05.21 | 173 |
| 309 | 호박넝쿨 흐르듯 / 성영라 | 관리자_미문이 | 2012.05.14 | 388 |
| 308 | 치마 길이 소동 / 성민희 | 관리자_미문이 | 2012.05.07 | 203 |
| 307 | 그 사흘 뒤 / 석정희 | 관리자_미문이 | 2012.05.01 | 129 |
| 306 | 나뭇잎 / 서용덕 | 관리자_미문이 | 2012.04.23 | 95 |
| » | 사각지대 / 백선영 | 관리자_미문이 | 2012.04.16 | 142 |
| 304 | 엿 / 배송이 | 관리자_미문이 | 2012.04.10 | 98 |
| 303 | 배려하는 마음과 말 조심 / 박영숙영 | 관리자_미문이 | 2012.04.02 | 291 |
| 302 | 눈에 콩 까풀을 쓰고 / 박봉진 | 관리자_미문이 | 2012.03.26 | 320 |
| 301 | 초조한 마음 / 노기제 | 관리자_미문이 | 2012.03.19 | 243 |
| 300 | 공감담요 / 김학천 | 관리자_미문이 | 2012.03.14 | 142 |
| 299 | 돋보기 / 김태수 | 관리자_미문이 | 2012.03.05 | 95 |
| 298 | 소켓 속의 세상 / 김인자 | 관리자_미문이 | 2012.02.27 | 115 |
| 297 | 비탈에 서서 / 김영교 | 관리자_미문이 | 2012.02.20 | 1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