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시를 쓰는 일은 / 이창윤

2023.06.30 16:27

미주 조회 수: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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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시를 쓰는 일은

                                                        이창윤

 

이런 이메일을 받았다

영 철들 줄 몰라서

영 철들기 싫어서 시를 쓴다는 말은

이젠 낡은 슬픔 처럼 들리지 않는가

어느 여성시인은

슬픔을 더 슬픔답게 하기 위해서

시를 쓴다고 서슴치 않고 말했는데

궁지에 몰린 나는 , 궁리 끝에

오랫동안 간직해온 부끄러움을 잊지 않고

남은 세상을 살고 가려고

시를 쓴다는 답신을 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