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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할께요- 그리움이 닿는 곳까지…

2009.03.31 09:54

arcadia 조회 수:1139 추천:72




편지 할께요- 그리움이 닿는 곳까지… - 본효아줌마 이야기...last scene -





































편지 할께요- 그리움이 닿는 곳까지










Federico Andreotti(1847-1930) The Love Letter 연애편지






보고 싶다는 말은... / 이해인




생전 처음 듣는 말처럼

오늘은 이 말이 새롭다.



보고 싶은데...



비오는 날의 첼로 소리 같기도 하고

맑은 날의 피아노 소리 같기도 한

너의 목소리



들을 때마다

노래가 되는 말

평생을 들어도

가슴이 뛰는 말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감칠맛 나는

네 말 속에 들어 있는

평범하지만 깊디 깊은

그리움의 바다



보고 싶은데...



나에게도

푸른 파도 밀려오고

내 마음에도 다시

새가 날고...








붉은 색 인장으로 봉해진 편지를 받은 여인의 심장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편지를 감춘 손과 어쩔 줄 모르는 속마음은 입가에 닿아 있는 손에 생생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웃는 듯 우는 듯한 입가의 미소와 눈빛은 보는 저마저 가슴 뛰게 하고 있습니다.
방금 편지를 건네 준 사람이 혹시 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Federico Andreotti(1847-1930) The Love Letter 연애편지



첫 번째 러브레터를 받고 좀 시간이 지난 모양입니다.

같은 얼굴이지만 좀 더 여유롭습니다.

여인이 감출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는 나이를 먹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사랑에 빠진 것이라고 했는데, 안드레오티의 그림을 보면

저도 사랑에 빠진 여인의 얼굴을 가려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여인의 자태를 그려 낸 안드레오티도 대단하지만 이런 포즈를 취해 준

모델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 예쁜 모델과 옷입니다. 그나저나

저 편지를 도대체 어디에 넣을 생각인지 여인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John William Godward (1861-1922) The Love Letter. 1913 연애편지



화가들의 작품 중에는 ‘러브 레터’라는 제목이 꽤 있습니다.

제목만큼 내용도 달콤하죠.

담에 앉아서 펼친 편지를 읽는 여인의 입가에 웃음이 걸린 듯 만 듯 한데,

살짝 구부러진 오른손 새끼 손가락이 여인의 마음 한 자락 같아 유쾌합니다.

여인 뒤에 서 있는 조각상은 헤라클레스 같은데 고개를 갸우뚱 해서 편지를

몰래 넘어다 보고 있습니다.








편지 The Letter





편지를 마지막으로 써 본 것이 언제인가 싶습니다.

봉투를 열어 편지지를 펼치고 글씨와 함께

편지를 보낸 사람의 얼굴 그리고 마음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편지를 접은 순서만 봐도, 편지지의 색깔과 무늬만 봐도

보낸 사람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한 참 흘렀어도

서랍 속 예전 편지를 펼치면 변하지 않은 목소리와 얼굴들이 나옵니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이라고 했지만 저에게는 편지가 남았습니다.

이제는 편지를 받아서 행복한 얼굴을 그림 속에서만 봅니다.






편지 The Letter





<그림들 /'레스' 네이브 블로그에서>





Henry Lejeune (1820-1904) Love Letter




Eugene de Blaas (1843-1931) Love Letter. 1902




Raimundo de Madrazo y Garreta (1841-1920) Love Letter




Chalon, Alfred(1781-1860) - Girl Reading a Letter



The Letter, by Duffy Sheridan

Sheridan, Duffy - The Letter




Enjorlas, Delphin - The Letter




Ladislas Wladislaw von Czachorski (1850-1911) - The Letter




테이블에서 편지를 쓰는 여인 Woman Writing at a Table. 1905





창을 통해 들어오는 희미한 빛을 두고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아마 책을 읽다가 갑자기 생각나는 것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옆에 있는 의자에 책이 펴진 채로 놓여 있고 바닥에는

어깨에 걸쳤을 것 같은 숄이 흘러 내린 것을 보면 마음이 급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기울이고 펜을 든 그녀의 모습은 고요하고 단아합니다.

사각거리며 써 가는 편지에 담긴 간절한 마음이 받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전해지겠지요. 생각해보니까 저렇게 책상에 앉아서 펜으로 편지를 써 본 것이

마지막으로 써 본 것이 언제였나 싶습니다.





테이블에서 편지 쓰는 그림을 보게된 며칠전

손끝에 전해지는 따뜻한 편지를...



'보고 싶은, -- 에게’로 시작하는,

고운 빛깔 편지 한 통. 검은 색 펜으로

꾹꾹 눌러 써내려 간 편지를 봉투에 고이 넣고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집으로 배달되어 오는 것도 편지나 엽서 같은 건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각종 고지서나 영수증이 대부분입니다.

가을엔 편지를 한단 노래가사도 있지만,

요즘 사실 편지 쓰는 사람 드물지요.

이메일도 귀찮아 문자메시지 날립니다



내가 알고 지내는 친구는

뒤에 도착하거나, 길을 잃고 헤매지 않을까 불안하기도하지만

오랜 그리움이 삭제(Delete)키 하나로 지워져 버리거나

수많은 스팸 속에 묻혀 버린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노릇이라며

아직도 손끝으로 편지쓰기를 고집합니다



손으로 쓴 편지를 곱게 접어 설레는 마음으로 우표를 붙이던 시절도

이제 향수가 되어갑니다

















단 두 번쯤이었던가, 그것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였지요

그것도 그저 밥을 먹었을 뿐

그것도 벌써 일년 혹은 이년 전일까요?

내 이름이나 알까, 그게 다였으니 모르는 사람이나 진배없지요

그러나 가끔 쓸쓸해서 아무도 없는 때

왠지 저절로 꺼내지곤 하죠

가령 이런 이국 하늘 밑에서 좋은 그림엽서를 보았을 때

우표만큼의 관심도 내게 없을 사람을

이렇게 편안히 멀리 있다는 이유로 더더욱 상처의 불안도 없이

마치 애인인 양 그립다고 받아들여진 양 쓰지요

당신, 끝내 자신이 그렇게 사랑받고 있음을 영영 모르겠지요

몇 자 적다 이 사랑 내 마음대로 찢어

처음 본 저 강에 버릴 테니까요

불쌍한 당신, 버림받은 것도 모르고 밥을 우물대고 있겠죠

나도 혼자 밥을 먹다 외로워지면 생각해요

나 몰래 나를 꺼내보고는 하는 사람도 혹 있을까

내가 나도 모르게 그렇게 행복할 리도 혹 있을까 말예요.




엽서 엽서 / 김경미









 토셀리 - 세레나데 (Serenade)





친구에게



지난 봄 5월 중순쯤 뉴욕 우리집 아파트에 피었던 꽃.

그 꽃을 사진에 담고 내 블로그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뉴욕, 조그만 우리집에서 보낸 3년.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리고

한국에 나와 보니

나무에서 이파리 날리고

돌아서면 이파리에 단풍이 들었고

돌아서면 이파리 눈송이가 달려 있고..다시 봄이 왔다

우리에게 영원한 것은 어디 있을까?

너를 생각할때마다 왜 나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이

머리속으로 떠올려질까?





합장 본효 (2009/03/26)








페데리코 안드레오티 Federico Andreotti. (1847-1930)

1847년 피렌체에서 태어났습니다.. 이탈리아 아카데미 고전미슬 작가.
피렌체 아카데미에서 공부를 한 안드레오티의 그림은 보는 사람 모두를 즐겁게 한다고 합니다.




The finishing Touches

마지막 손질 (The finishing Touches) - Federico Andreotti / 1847~1930



긴 작업이 막 끝난 순간.

그림을 바라보는 여인은 스스로를 대견스러워 하는 것 같습니다

옷에 묻은 물감자국과 다 닫히진 않은 서랍들

그리고 이젤 밑에 있는 물감 통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열심히 그림을 그린 흔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The Serenade

 The Serenade - 세레나데



‘두 여인 중에서 어떤 여인이 남자에게 마음이 끌리고 있을까요’ 라고

묻는다면 저는 주황색 옷을 입은 여인의 손을 들어 주고 싶습니다. 우선

여인의 표정이 말해주고 있고, 도상까지는 아니지만 파란색 옷의 여인보다

마음이 더 뜨거울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 경험이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유혹 Flirtation

 Flirtation - 유혹



이 작품 속의 유혹은 좀 복잡해 보입니다. 대상이 섞여 있습니다.
우선 맨 오른쪽의 여자는 유혹을 받는 대상일까요? 아니면 유혹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글쎄요, 이 세 명 중에서 가장 ‘선수’처럼느껴졌습니다.
야멸찬 듯한 눈을 하고 있지만 치마를 살짝 잡아 올린 손에서 왠지 ‘프로’의 느낌이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든 여인의 입고 있는 옷의 무늬는 정말 환상적입니다.




젊은 구혼자 The Young Suitor

 The Young Suitor - 젊은 구혼자




정원에서의 다정한 순간 A Tender Moment In The Garden

 A Tender Moment In The Garden - 정원에서의 다정한 순간



정원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여인 옆에 사랑하는 남자가 장미꽃 두 송이
를 들고 불쑥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반가움에 여인의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손 가락 하나를 슬며시 잡은 남자는 참 많은 말을 하고 싶은 눈입니다.
갑자기
밤 새 앉아 이야기를 해도 새벽이 가까울수록 눈이 초롱초롱 해지던 때가
기억납니다.




차 마시는 오후 An Afternoon Tea

 An Afternoon Tea - 차 마시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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