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28 10:36

정용진 조회 수:484 추천:150

나라고 하는 존재가
하잘것 없는 것은
누고보다도
내가 더 잘 안다.

그래서 나는 늘
자신을 만날 때마다
괴로워 하고 있다.

낯에는
세사에 쫏겨
잊고 살지만
밤이 되면 잃은 나를 찾아
꿈길을 나서는
슬픈 길손이 된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모여서
못난 자신들을
알아내기를 바라듯
내가 누구인지
그 진실을 찾기 위하여
밤마다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창이 밝아오는
새벽을 두려워 하며

나라고 하는 존재가
하나의 고통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저들 같이
때묻은 거리를 떠돌며
큰소리로 외쳐대기 보다는

쪼들려 못난 나를
사랑하는 버릇에
곧 익숙해지고 만다.

오늘도 나는
삶의 현장에서
잃어버린 나를
찾아나서는
또하나의 슬픈 길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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