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2008.10.28 02:33
주전자를 불 위에 올려놓고 유유히 나왔다
까마득히 잊고서 두시간 째
어머! 주전자
까스불에서 활활 불꽃을 피우고 있을까
나오기 전에도
그 앞에서 서울에 보낼 구좌번호도 적고 있었는데
왜
내 머리엔, 내 눈엔
그 순간
작동이 멈췄을까
가슴이 탄다
불이 붙었으면 붙었으면 어떻게 하나
언젠가처럼
삐요삐요 불자동차가 와 있으면 어떻게 하나
옥죄는 가슴으로 서두르지만
오늘따라 길은 막히고
시간이 탄다 가슴이 탄다
한 두번도 아니고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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