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224
어제:
312
전체:
487,681


수필
2016.11.10 07:34

첫사랑

조회 수 12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첫사랑
                                

                                                                               홍인숙(Grace)



첫사랑은 참 아름다운 것이다.
아무리 긴 세월에도 그 빛을 바래지 않고 가슴 깊은 곳에 숨어 있다가 어느 순간 콧등을 찡하게 만들기도 하고, 숨막히는 그리움으로 가슴을 태우게 하기도 한다.
시공을 초월하여, 어디에선가 갑자기 만나질 것 만 같아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하기도 하고, 노년에도 그리움의 시절로 달려가 소녀 같은 설레임을 갖게 하기도 한다.

누구나 가슴 저 만치에 아름다운 첫사랑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남편과 나는 살면서 사소한 감정 싸움을 가끔 하게 된다. 젊었을 땐 그런 대로 잘 넘긴 것 같으나 나이가 들면서 서로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하여서일까, 오해도 잘하고 작은 일에 자기 주장을 고집하게 된다.
긴 세월 같이 살면서 나이가 들수록 아내에게 슬쩍 져 주는 멋도 없이 가끔씩 자기 고집을 부리는 남편을 보면 그 옹졸함이 실망스러워 말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며칠 그런 감정으로 지내다 보면 슬며시 그 옛날, 둘이 만나 열심히 사랑하고 그리워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지금은 외모며 성격까지 영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데 분명 그는 한때 내가 지독히도 사랑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이쯤 되면 나도 모르게 슬금슬금 옛날로 돌아가 하나, 둘 추억을 더듬게 되고 잔뜩 서운해 있던 감정은 스르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사랑이란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도 조건없이 용서할 수 있는 불가사의한 힘을 가진 것인가 보다.

우리의 생활에도 굴곡이 있듯이 신앙생활에도 영적 침체기가 있는 것 같다.
습관적으로 대예배나 겨우 참석하고, 성경 보는 일에도, 봉사하는 일에도, 사람들 만나는 일에도 시들시들 해 질 때가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분명 어느 한순간 뜨거웠던 때가 있었다.
뜨거운 마음으로 예수님을 영접하고, 밤새워 성경을 읽고, 열심히 찬송을 부르며 예수, 그 분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펑펑 눈물을 쏟았던 때가 분명 있다.
여러가지 기도 제목을 놓고 금식까지 해가며 매달린 때도 있었고, 풀 수 없는 인생의 열쇠를 찾으려고 수없이 설교 테이프를 듣던 적도 있다.
그 뿐인가. 성전에 들어서면 가슴이 벅차 오르고, 매주 만나는 교우들이 보고 싶어 주일날만을 손꼽아 기다린 때도 있었는데 그만, 세상일에 빠져 잠시 그 첫사랑을 잊고 있을 뿐이다.

더 늦기 전에,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신앙상태를 점검하고 나태해진 모습을 발견하면 잊고 있었던 그 소중한 순간들을 찾아내어 다시 그분께 뜨거운 가슴을 열어 드려야 되겠다고 생각해 본다.

- 저가 사모하는 영혼을 만족케 하시며 주린 영혼에게 좋은 것을 채워 주심이라 (시편 107:4-9)-


                 (1999년 크리스챤 타임즈 )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815
288 수필 나이테와 눈물  1 홍인숙(Grace) 2016.11.10 172
287 수필 노을길에서 1 홍인숙(Grace) 2016.11.10 155
286 수필 소나기  1 홍인숙(Grace) 2016.11.10 156
285 수필 그리스도 안에서 빚진 자   1 홍인숙(Grace) 2016.11.10 125
284 수필 추수 감사절의 추억 1 홍인숙(Grace) 2016.11.10 144
283 수필 최선의 선택 1 홍인숙(Grace) 2016.11.10 106
282 수필 삶의 물결에서                                                               3 홍인숙(Grace) 2016.11.10 197
281 수필 마르지 않는 낙엽 1 홍인숙(Grace) 2016.11.10 81
280 수필 이별 연습 2 홍인숙(Grace) 2016.11.10 159
279 수필 In Loving Memory of John Ildo Righetti 홍인숙(Grace) 2016.11.10 68
278 수필 I LOVE JESUS                            1 홍인숙(Grace) 2016.11.10 141
277 수필 후회 없는 삶 홍인숙(Grace) 2016.11.10 144
» 수필 첫사랑 홍인숙(Grace) 2016.11.10 124
275 수필 목사님의 빈자리 홍인숙(Grace) 2016.11.10 124
274 수필 감사와 기쁨 홍인숙(Grace) 2016.11.07 109
273 수필 쟈스민 홍인숙(Grace) 2016.11.07 108
272 수필 감사 일기 홍인숙(Grace) 2016.11.07 101
271 수필 사랑의 편지 홍인숙(Grace) 2016.11.07 123
270 수필 두 시인의 모습 홍인숙(Grace) 2016.11.07 124
269 수필 아이들을 위한 기도 홍인숙(Grace) 2016.11.07 27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