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게 모기의 날에 알아보는 모기의 정체

2018.08.20 06:08

두루미 조회 수:9

세계 모기의 날에 알아보는 모기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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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는 모기도 더위에 지쳤는지 잘 안 보이네요.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모기가 줄었다고 합니다.

오늘(8월20일)은 ‘세계 모기의 날’입니다. 1897년 오늘 영국의 의사 로널드 로스 경이 암모기가 사람에게 말라리아를 옮긴다는 것을 밝힌 것을 기념해서 제정됐습니다. 로스 경은 “언젠가 이 날이 세계 모기의 날로 알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1930년대 초부터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교가 매년 오늘 기념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모기는 우리나라에서 ‘학질’로 불린 말라리아와 일본뇌염을 일으키지요. 해외여행에서 ‘악마의 전염병’ 뎅기열, 말라리아, 황열, 치쿤구니야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등에 걸리는 경우가 늘고 있고요.
    
모기의 특징에 대해 속설은 난무하지만 의외로 알려진 것은 적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모기는 대체로 요산(尿酸)이 많은 사람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요산은 술과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다량 생성되므로 ‘치맥 파티’를 하고 덥다고 옷을 훌렁 벗고 자면 모기에게 “정찬(正餐) 준비됐습니다”고 외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운동 뒤 생성되는 젖산, 아세톤이나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할 때 생기는 이염기이황화물 등도 모기를 유인하므로 저녁에 운동을 하고 깨끗이 씻지 않고 자도 ‘모기의 사냥감’이 되기 쉽습니다.

실내온도를 적절히 낮추고 모기 퇴치 무기를 이용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상당수 모기퇴치제는 독성이 있으므로 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적절히 쓰는 것이 좋습니다. 천연 퇴치제를 쓰는 것도 좋고요.
    
모기의 속성을 알면, 어! 하게 됩니다. 아래는 제가 2001년 동아일보 기자 시절 썼던 글인데, 바이라인을 mosquito@donga.com으로 달려고 했다가 데스크에 혼이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문사에서 기사는 주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에 맞춰야 하므로 많은 정보를 담을 수는 없었지만 ‘모기의 불명예’를 씻어줄 수는 있었습니다. 모기들이 알아줄 리는 없겠지만….
    
▶모기의 일생◀
    
저는 모기! 파리와 남남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아요. 중고교 때 생물의 분류 기준인 ‘종속과목강문계’를 외우신 적 있죠? 저는 족보에서 ‘파리 목(目) 모기 과(科)’에 속해요.

저의 영어 이름 ‘mosquito’는 파리란 뜻의 스페인어 ‘mosca’에서 따온 말이어요. 제가 풀잎 위에 알알이 맺힌 이슬을 먹고 산다고 하면 개도 소도 웃는데 정말 억울해요. ‘모기=드라큘라’라는 소리를 들으면 분통이 터져요. 평소 저희는 이슬이랑 식물의 꿀, 수액 등을 먹고 살아요.
    
다만 암컷이 ‘회임’했을 때 뱃속에 꽉 찬 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만 동물의 피를 빨아 먹죠. 얘들이 먹겠다는데 모성애도 죄인가요? 물론, 우리 중에서도 동족을 잡아먹는 나쁜 놈도 있지만 인간 세상은 안 그런가요?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복달인데….
    
음, 이제부터 우리들의 ‘은밀한 얘기’를 해볼까요? 저희 중 토고숲모기는 ‘둘 만의 섹스’를 고집하지만 대부분은 땅거미 진 때나 해 돋기 직전 언덕 위 허공에서 군무(群舞)를 이룬 다음 관계를 갖죠. 암컷 10∼30 마리가 ‘노닐고’ 있으면 수컷 몇 백 마리가 몰려와 기둥을 이루며 ‘폼’을 잡죠. 그러다가 눈 맞은 암수가 땅으로 내려와 ‘음, 음, 음’하는거죠. 저희에겐 6개의 다리마다 한 쌍의 발톱이 있어 천장에 쉽게 매달릴 수 있는데 성 관계 때 수컷은 이 발톱으로 암컷의 요동치는 몸을 꽉 잡아 무사히 일을 끝냅니다.
    
그렇다고 ‘그룹 섹스하는 문란한 벌레’로 저희를 매도하진 마셔요. 암컷은 13번 정도 한번에 150여 개씩 알을 낳지만, 그렇다고 13번 이상 관계를 가졌다는 뜻은 절대 아니어요. 암컷은 몸속에 정자 주머니가 있어 필요한 만큼 정자를 꺼내 수정시킬 따름이에요. 놀라지 마셔요. 암모기는 일생에 단 한 번만 관계를 갖는답니다. 일부종사(一夫從事)하는 곤충, 바로 저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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