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헬 조선인가

2019.02.20 17:56

김길남 조회 수:7

왜 '헬(Hell) 조선'인가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길남

 

 

 

 

 요즘 우리나라를 비하하는 말이 도를 넘었다. 헬 조선이다. 전 정권의 말기에 나타난 말이지만 지금도 쓰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다. 어떤 일이나 평가하려면 정당한 잣대로 공평하게 재어보고 결론을 내려야 많은 사람의 공감을 받는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기 나름으로 평가하고 그것이 진실인 양 떠벌이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개인의 평가도 함부로 하면 안 되는데 하물며 나라를 아무렇게나 평해서야 되겠는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살기 좋은 나라 중 하나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기후가 온화하며, 하늘이 맑아서 부러움을 산다. 오랜 역사를 가진 국가로 유일하고 언어와 문화풍습이 그대로 이어온 나라다. 가장 우수한 한글을 쓰고 있으며, 문맹률이 세계 최저인 1%도 되지 않는 나라다. 경제도 성장하여 세계 10위권에 들고, 국민소득도 3만 달러에 이르렀다. 치안도 잘 되어 안전한 나라로 들어간다. 이런 자랑할 만한 일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그런데 헬 조선이라니, 말도 안 된다.

 그러면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 그것은 미시적이고 즉흥적인 기분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넓은 안목으로 나라를 살펴보고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하여 상세히 알아본 뒤 비교분석하여 평가해야 하는데 코앞의 일만 보고 즉흥적으로 내려진 결과라 여겨진다. 세계의 경제동향과 정치사회현실, 문화발전의 모습을 직접 가보거나 매스컴이나 책을 통해서라도 깊이 알아보고 비교해야 하는데, 내가 지금 느끼는 것에만 집착하여 내려진 결론 같다.

 참 행복이란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 누릴 수 있다. 잘 사는 사람과 비교하면 나는 항상 가난뱅이다. 재벌들의 사는 모습과 나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기업의 총수와 청소하는 사람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 서기가 시장과 비교하면 되겠는가? 노숙자가 상점 사장과 비교할 수 있는가? 그 차이는 거창하다. 그러나 비교되는 사람이 모두 행복한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비교되지 않는 사람이 훨씬 행복할 수 있다. 자본주의 국가라 돈이 최고의 가치 같지만 재화의 가치와 행복의 가치는 다르다. 재화는 교환가치는 있으나 행복가치는 아니다. 지위도 높은 자가 있고 낮은 자가 있는데 그것도 행복과는 상관이 없다. 행복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다. 불우이웃에게 붕어빵 하나 사주고 얻는 기쁨 같은 것이다. 가족끼리 서로 돕고 아끼는 마음에서 행복은 찾아온다. 지기 집에서 행복을 찾아야지 지위나 부를 비교하여 찾을 수는 없다.

 주로 젊은 층에서 헬 조선이란 말을 많이 쓰고 있다. 이해할만 하기도 하다. 당시는 국정농단이 극에 달하고 재벌들의 승계문제로 비리가 성행하여 논란이 많았다. 권력을 가진 자들의 일탈행위도 많았다. 권력을 이용하여 재벌들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뜯어내어 개인이 착복하고. 국민들은 각종 사건사고에 희생당해도 거들떠 보지도 않으니 분통이 터졌을 게다. 사법부마저 권력에 휘둘려 재판을 농단당했으니 국민들이 살고 싶었을까? 권력이 있거나 돈이 많은 자는 죄를 져도 쉽게 풀려나고 힘이 없는 자는 죄를 둘러써서 헛 징역살이를 했으니 더 말해 무엇 하랴. 돈 있는 자만 살 수 있으니 상대적 박탈감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정의 물줄기를 살펴보면 숨통이 막히기도 한다. 일제강점기에 친일파들은 일본에 붙어 높은 지위를 얻고 재물을 축적하여 호의호식했다. 광복 뒤에도 그 세력은 반성할 줄 모르고 자기만을 위했기에 그 권력과 부를 계속 이어왔다. 잘 살고 잘 배워 이어지는 정권에서 좋은 자리를 다 차지했다. 친일세력을 청산하려 했으나 권력에 빌붙은 자들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다. 지금도 그 세력들은 친일행위를 비호하고 청산하려는 자들을 좌파라 몰아붙인다.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분통이 터진다. 그래서 헬 조선이라는 말이 나올 만 했다.  

 요즘 정부에서는 거꾸로 돌던 수레바퀴를 제대로 돌리려고 애쓰고 있다. 과거에 잘 못 된 부분을 바로잡고 있으니 머지않아 헬 조선이란 소리는 나지 않을 것이다. 거꾸로 돌리려는 세력들의 반대가 많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래도 꾸준히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나라로 만들어 가면 헬 조선 소리는 사라지리라 믿는다.  

                                       (2019.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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