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크게 꾸며 살자

2019.02.25 05:44

김창임 조회 수:6

꿈을 크게 꾸며 살자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김창임

 

 

 

 

   아주 오래된 이야기다. 남편의 직장에서 홍콩, 마카오 그리고 필리핀으로 성지순례를 간다기에 우리부부도 여행 준비를 하여 그분들과 함께 떠났다. 필리핀의 날씨가 더워서 회원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사모님께서 여자에게만 멋진 모자를 선물해주셨다. 우리는 생각지도 않던 선물을 받고 너무 고맙고 감사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남편은 최종 학력이 높은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승진에 대한 꿈을 접고 살았다. 왜냐하면 서울 SG대 나온 선배들이 승진을 기다리고 있는데, 내가 승진을 하려면 괜스레 학교에서 미움만 받는다고 연구주임까지도 안한다고 했단다. 그 무렵 우리 부부는 지리산으로 여행을 갔었다. 여러 가지 말끝에 부부싸움만 하고 돌아왔다. 여행지에서 싸움만 하고 왔다니 얼마나 불행하고 답답한 일인가?

 그것은 승진문제 때문이었다. 남편은 아예 꿈조차 꾸지 않고 돈을 아껴서 부동산 늘리기만 하자고 했다. 그것도 논 20마지기와 기와집 한 채를 구입하자는 것이다. 나는 승진이 안 될 때 안 되더라도 주임 점수만이라도 우선 따놓아야 어느 때고 후회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마태 25: 1- 13연구주임을 다시 하겠다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나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그러자 자기 후배인 J교사도 나와 같이 조언을 하여 주임교사를 다시 하기로 했다. 3년 동안 연구주임이 끝날 무렵 다행스럽게 교무주임 자리가 생겨서 교무주임을 맡을 기회가 생기지 않은가! 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뒤 O교감으로부터 관리자께서 남편에게 교무주임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말씀하셨다기에 ‘하느님이 우리를 기억하고 계셨구나!’ 이렇게 생각했다.

 그 동안 남편은 학력을 높이기 위하여 방학동안과 야간에 광주 조선대 대학원에 다녀서 학력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는 먼저 남편의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생각하고 한약, 개소주, 당근즙, 등 건강식품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먹도록 했다. 물론 따뜻한 밥과 반찬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리고 무엇을 먹고 사는지는 이웃이 몰라도 옷맵시가 남루하면 무시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제일 좋은 양복을 사다 옷장에 걸어놓았다. 그 돈도 나 쓰라고 준 용돈을 아껴서 사온 것이다. 그런 나에게 처음에는 못마땅하게 생각하더니 자기가 교무주임을 하면서부터는, 이제부터는 가끔 남들 앞에서 말을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옷도 잘 입어야 되겠다고 했다. 그때서야 옷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옷을 사놓아도 화내지 않고 감사하게 입었다.

 남편은 남자이고 또 용모에는 관심이 적은 터라 양복집에 갈 때는 나 혼자 가서 구입해야 되었다. 같이 가지 않으므로 헌옷을 가지고 가서 그 치수대로 사다 입도록 했다. 안목이 좋은 편이 아닌 남편은 내가 옷을 사오면 무조건 마음에 맞는 눈치였다. 정읍에서는 그래도 갤럭시란 옷이면 괜찮았으니까.

  자기 현금카드는 물론 내 카드까지 다 맡겨버렸다. 그러니 돈은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쓸 수 있었다. 어떤 분은 반대로 아내에게 전부 맡겨버리고 돈이 부족하면 내 남편한테 빌려서 쓴단다. 집안 살림은 내가 거의 완벽하게 청소, 육아, 제사일, 시부모 봉양 등 내가 그런대로 다 했다. 그 뒤 하느님께서 도우셔서 교감 4년 교장 4년 반 동안 관리자를 하느라고 수고가 많았다.

 나는 그 당시 나는

 "선생님들에게 욕은 좀 먹더라도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으면 안 됩니다."

라고 조언했다. 욕을 조금 얻어먹는 것은 괜찮아도 무능력하다면 그보다 더 기분 나쁠 수가 없다. 남편도 그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살았다. 그래서 그런지 그 뒤에 능력 없는 교장이라는 말은 듣지 않았다. 남편의 교장시절에 학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말을 들을 때 나는 기분이 좋다. 나는 자식들에게 꿈을 크게 갖고 살아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2019.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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