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위 영웅들의 귀국을 보고

2020.07.09 13:54

김길남 조회 수:2

147위 영웅들의 귀국을 보고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길남

 

 

 

  아! 애달프다. 서럽다, 조국을 위해 싸우다 목숨을 바친 영웅들이 이제야 고국의 품에 안겼다. 70년 전, 20대의 새파란 젊은이들이 나라를 지키려고 총알이 비 오듯 쏟아지는 전투에서 적을 물리치다 산화했다. 넋이야 이미 조국에 돌아왔겠지만 그 육신은 아무도 찾지 않는 북한 산야에서 눈서리를 맞다 이제야 돌아왔다. 그동안 얼마나 조국이 그립고 부모형제가 보고 싶었을까?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잘못했습니다.

 한국전쟁 때 우리 국군이 북진하여 한반도가 통일이 되려할 무렵 중공군이 대거 참전했다. 인해전술로 꽹과리를 치며 밀물처럼 밀려오는 적을 당해내기가 어려웠다. 평남개천, 평북 운산, 함남 장진호에서 크게 싸웠으나 많은 희생자를 내고 말았다. 그 유해는 전쟁이 끝나고 몇 십 년이 흘러도 그 산야에 그대로 있었다. 북미 간 협상에 따라, 북한이 유엔군 유해를 발굴하여 미국으로 송환했는데 그 가운데 한국군 유해가 섞여 발견되었다. 신체적 특징으로 분별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 영웅 147위가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625일에 귀국한 것이다.

 봉환식을 보며 두 번 눈물을 흘렸다. 태극기에 싸인 유골함이 ‘호국용사의 ’이라는 리본을 달고 국군의장대에 의하여 운구되어 비행기에서 내려올 때와 의식을 마치고 떠날 때다. 누구인지 몰라 ‘호국용사의 ’이다. 그 전투들이 19501126일에서 1211일까지 벌어져 산화했는데 이제야 돌아온 것이 반갑고 미안하고 황송하여 눈물을 흘렸고, 다시는 뵙지 못하는 것을 탄하여 눈물을 흘렸다. 또 그들을 남보다 애절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촌형님도 한국전쟁에서 산화했는데 그 유해를 찾지 못해 북한의 어느 산야에서 비바람 찬이슬을 맞고 계시기 때문이다. 요 몇 년 사이에 휴전선 안에서 유해 발굴을 한다기에 행여나 하고 DNA 검사도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147위 가운데 다행히 7분의 신원이 밝혀졌다. 그 가족은 얼마나 반가웠을까? 그렇게도 그리던 가족이 아니던가? 남아 있는 가족도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렸을까? 축하해주고 싶다. 나머지 140위도 신원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려면 남은 유족들이 DNA 검사를 해야 한다. 늦기 전에 모두 나서서 가족 찾기 운동에 협력했으면 한다. 그래야 송환된 원혼들이 편히 잠드실 수 있을 것이다.

 유해를 찾지 못한 전사자의 수효가 122,609위라 한다.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어느 시기가 되어야 우리 품에 돌아올 수 있을까. 까마득하다. 전쟁 때 그 유해를 나도 보았다. 새챙이다리 전투에서 사망했는지 만경강의 물이 썰물이 되면 시신이 떠서 위로 올라오고 물이 빠지면 아래로 내려갔다. 서로 처리를 하지 않으려고 밀어내는 사정이었다. 그도 어느 가정의 아들이었고 누구의 아버지였을 것이다. 그 것도 모르고 그 가족은 기다리고 있을 것 아닌가. 공산치하에서 김제시용지면에서도 국군 중령이 잡혔는데 처형했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도 어느 곳에 묻혔겠지만 누가 알아서 찾겠는가. 각 곳의 전투 특히 낙동강 전투에서도 많은 희생자를 냈지만 유해 찾기는 마치지 못했다. 이제 살만하게 되었으니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유해 찾기에 나서기 바란다. 그 당시 사정을 아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증인들이 떠나기 전에 피아간의 유해를 찾아서 고국으로 돌아가도록 했으면 좋겠다.  

 

 이번 봉환식을 보고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아니 된다는 것을 느꼈다. 남북이 평화의 길로 가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런데 요즘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하는 등 전쟁위협을 가속화 하고 있다. 다행히 김정은 위원장의 보류로 중지되었지만 믿지 못할 집단이 북한이다. 평화의 길로 가다가 갑자기 변하는 것을 여러 차례 보았다. 정말 그들도 우리 민족이 아니던가? 싸워야 할 아무런 까닭도 없다. 지금이라도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여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어가기 바란다.    

                                                         (2020.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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