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퍼 올리는 3월
2012.08.09 09:25
향기 퍼 올리는 3월/강민경
어머니는 어미를 닮아 가는 딸을 본다
기뻐하며, 대견해 하며, 불안해 하는 동안
동산만한 배에는 새 힘이 출렁여
나와 딸은 하나라고 생각 하는데
옛날 내가 여기 있음을 깨우치는
눈 앞에서
부풀어 오르는 거친 숨소리
어머니 과거 속으로 스며들어 깊다
살을 찢어야 싹을 내는 봄 앓음으로
가슴 조이는
딸이 나를 이해 하면 할 수록
나는 쉴새 없이 집착하는 딸에게
빼곡히 간직 해 온 기억을
뭉근한 화롯불 같은 따뜻함으로
풀어 놓고도
안달하는 긴장을
숨기는데
드디어
어머니 가슴으로 바짝 다가 와
배를 찢어
살 오른 햇살 같은 아이 울음 소리 퍼 올리니
세상 앞에 황홀항 웃음 소리 출렁인다
어머니의 세월에 딸이 들어 와
향기 퍼 내는 3월.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659 | , 는개 그치네 | 강민경 | 2009.08.20 | 0 |
4658 | 암탉과 말하는 할머니 (제 1 동화집) | 홍영순 | 2008.02.15 | 13 |
4657 | 어느 홈리스 여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김수영 | 2013.05.25 | 3 |
4656 | 사우나(미주문학 13년 여름호) | 동아줄 | 2012.08.03 | 1 |
4655 | 잠이 안 와요 | 이상태 | 2012.07.22 | 0 |
4654 | 엄마의 채마밭 | 지희선 | 2012.07.27 | 1 |
4653 | 옛날 짜장면 | 서용덕 | 2012.07.22 | 0 |
4652 | 사은회에 부치는 글 | 노기제 | 2012.07.19 | 0 |
4651 | 우아하게 여행하는 법 | 김학천 | 2012.08.11 | 1 |
4650 | 공공 수영장의 백인 미녀 | 오연희 | 2012.08.10 | 0 |
4649 | 울 아부지 | 최영숙 | 2012.08.09 | 1 |
» | 향기 퍼 올리는 3월 | 강민경 | 2012.08.09 | 0 |
4647 | 물 | 정용진 | 2012.08.09 | 0 |
4646 | 가족 / 석정희 | 석정희 | 2012.08.08 | 0 |
4645 | 다르다와 틀리다 | 김학천 | 2012.08.08 | 0 |
4644 | 영곤이 이야기 | 김학천 | 2012.08.08 | 1 |
4643 | 수진아, 수진아 (제 2 회) | 김영문 | 2012.08.08 | 0 |
4642 | 무엇이 보이니? (제 2 동화집) | 홍영순 | 2008.02.15 | 9 |
4641 | 막내 도토리(제 2 동화집) | 홍영순 | 2008.02.15 | 8 |
4640 | 내 앞길을 닦는 사람들 | 이영숙 | 2010.09.07 |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