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딸기

2008.02.15 18:41

정국희 조회 수:60




        뱀딸기
              


        강하게 끌어당기는 것이 있어
        쭈그리고 봤더니
        세상에나 세상에나
        고향집 가생이에
        지천으로 널려 있던 중딸기네

        놀란 숨을 돌리고
        이 먼 곳까지 어찌 왔나 물었더니
        울먹이는 사연사연
        오다보니 여기라네

        속눈썹을 한 개 뽑아야만
        먹을 수 있었던 시골길 뱀딸기
        잡힌 데로 질끈 뽑아 놓고 먹던
        어릴 적 순자는
        일본에서 현지처가 됐다던데

        어째야 쓰까나
        일가친척 없는 곳에
        너도 터를 잡았으니
        우짜든동
        뿌리 단디 내려서
        악착같이 살라하고
        돌아서는데
        어릴 적 먹은 뱀딸기가
        울컥,
        멍울로 올라 온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79 새벽강 박정순 2009.11.01 46
4678 시에게 돌을 던지다 박정순 2009.11.01 60
4677 담쟁이 박정순 2009.11.01 62
4676 백자 정국희 2009.11.01 52
4675 가을 유혹 박정순 2009.11.01 57
4674 Disabilities in History 이월란 2012.05.19 56
4673 끈을 놓을 때 노기제 2012.09.11 34
4672 지상에 남기는 바다의 꿈 한길수 2008.02.16 42
4671 찰리 채플린 그림이 있는 카페 한길수 2008.02.16 35
4670 등라(藤蘿) 이월란 2008.02.16 62
4669 그들의 거푸집 유봉희 2008.02.15 48
4668 세상에서 가장 짧은 길 정국희 2008.02.15 50
» 중딸기 정국희 2008.02.15 60
4666 겨울나무 강성재 2008.02.15 41
4665 눈덮힌 나목(裸木)의 풍경 강성재 2008.02.15 44
4664 오독(誤讀) 이월란 2008.12.10 22
4663 엄마 다시 만나요 (제 1 동화집) 홍영순 2008.02.15 45
4662 진짜 아빠를 찾아주세요 (제 1 동화집) 홍영순 2008.02.15 48
4661 아름다운 고통 김수영 2010.08.25 56
4660 엄마 따돌리기 (제 2 동화집) 홍영순 2008.02.15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