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전(漏電)
2008.05.09 15:49
누전(漏電)
이 월란
절연(絶緣)이 불완전하다
전선은 손상되고 있다
자유전자나 이온들에게도 정해진 길이 있었다
정해진 세간살이에만 도달해야하는 가다듬어진 길
전기는 전깃줄 안에서만 흘러야 한다
단 하나의 길을 벗어난다면
누전이다
양전기와 음전기가 길을 잃을 것이다
바리케이트를 넘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감전시켜버릴 것이다
전기에 쉽게 감응하는 젖은 그들에게
화상을 입히거나 목숨을 앗을지도 모른다
차단기가 여기 저기 보인다
오래된 건물은 늘 누전으로 인한
화재발생의 위험이 크다
강 건너 불꽃은 아름답다
오래된 나의 몸 속엔
여기 저기 방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도체(導體)들은 여기 저기 산재되어 나를 부른다
타고 싶어하는 마른 논둑의 임자 없는 들풀들
부도체는 미비하다, 해어지고 있다
바람이 분다
감모되어가는 선(線) 위에서
신발의 밑창은 달창나고 있다
2007-07-22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5339 | 미로아(迷路兒)-----------------신문 | 이월란 | 2008.05.10 | 64 |
| 5338 | 기도를 하다가 | 박정순 | 2008.05.09 | 50 |
| 5337 | 문자메세지 | 박정순 | 2008.05.09 | 64 |
| 5336 | 바람서리-------------시사,시집,신문 | 이월란 | 2008.05.09 | 59 |
| 5335 | 동굴---------------------시사, 시집 | 이월란 | 2008.05.09 | 35 |
| 5334 | 눕고 싶을 때가 있다 | 이월란 | 2008.05.09 | 65 |
| 5333 | 유리기둥 | 이월란 | 2008.05.09 | 57 |
| 5332 | 바람의 길 2--------------------시집 | 이월란 | 2008.05.09 | 56 |
| 5331 | 그 여자 | 이월란 | 2008.05.09 | 57 |
| 5330 | 어머니! (지키지 못한 마지막 약속) | 이용애 | 2008.05.09 | 49 |
| 5329 | 꽃상여 | 이월란 | 2008.05.09 | 33 |
| 5328 |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시집 | 이월란 | 2008.05.09 | 54 |
| 5327 | 바람의 길----------------------시집 | 이월란 | 2008.05.09 | 49 |
| 5326 | 삶은 계란을 까며----시사,신문,시집 | 이월란 | 2008.05.09 | 48 |
| 5325 | 빈가지 위에 배꽃처럼------------시집 | 이월란 | 2008.05.09 | 70 |
| » | 누전(漏電) | 이월란 | 2008.05.09 | 40 |
| 5323 | 살아도 거기까지----------------시집 | 이월란 | 2008.05.09 | 62 |
| 5322 | 파일, 전송 중-------------------시집 | 이월란 | 2008.05.09 | 44 |
| 5321 | 새벽길------------------------시집 | 이월란 | 2008.05.09 | 58 |
| 5320 | 당신, 웃고 있나요?--------------시집 | 이월란 | 2008.05.09 | 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