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시집
2008.05.09 15:57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 월란
염치없이 하늘이 된 것들을 알고 있다
기댈 곳 없어 어린 모가지를 꼿꼿이 세웠던 유년의 적막한 고립이
연기처럼 꿈틀꿈틀 올라가
내 여윈 심상 위에 하늘이 된 것임을
베갯잎 소리 없이 적시던
아름아름 고독을 핥아내던 어미의 귓불 적시던 눈물
밥상 머리에 안개방울처럼 떠다니던
그녀의 한숨조차 하늘이 된 것임을
내 앞에 열리는 문 없건만
내 등 뒤에서 닫히기만 하던 공항의 자동문
함량미달의 하늘이 되어 늘 닫히고만 있다는 것을
나를 내려놓고 휑하니 가버리던
그 자동차의 번호판이 아라비아 숫자로 둥둥 떠다니다
환절에 앙상해지는 가지마다 걸려
두둥실 적막강산의 낙하산으로 떠가고 있음을
먹구름으로, 하늬바람으로, 고추잠자리로 굿을 빼고
그래서 현관 앞 펜지꽃이 바르르 떨리기만 해도
자주와 노랑과 흰빛들로 칠해져 반가사유로 떠있음을
갈잎으로 날아가 나비처럼 하늘에 박히는 시선이 되는 것임을
못난 심성 위에 우두커니 떠 있는
오늘도 염치 없이 바라봐야 하는
저 야마리 없는 하늘이 되고 만 것임을
역방향으로 투신해버린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2007-07-26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5339 | 미로아(迷路兒)-----------------신문 | 이월란 | 2008.05.10 | 64 |
| 5338 | 기도를 하다가 | 박정순 | 2008.05.09 | 50 |
| 5337 | 문자메세지 | 박정순 | 2008.05.09 | 64 |
| 5336 | 바람서리-------------시사,시집,신문 | 이월란 | 2008.05.09 | 59 |
| 5335 | 동굴---------------------시사, 시집 | 이월란 | 2008.05.09 | 35 |
| 5334 | 눕고 싶을 때가 있다 | 이월란 | 2008.05.09 | 65 |
| 5333 | 유리기둥 | 이월란 | 2008.05.09 | 57 |
| 5332 | 바람의 길 2--------------------시집 | 이월란 | 2008.05.09 | 56 |
| 5331 | 그 여자 | 이월란 | 2008.05.09 | 57 |
| 5330 | 어머니! (지키지 못한 마지막 약속) | 이용애 | 2008.05.09 | 49 |
| 5329 | 꽃상여 | 이월란 | 2008.05.09 | 33 |
| » |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시집 | 이월란 | 2008.05.09 | 54 |
| 5327 | 바람의 길----------------------시집 | 이월란 | 2008.05.09 | 49 |
| 5326 | 삶은 계란을 까며----시사,신문,시집 | 이월란 | 2008.05.09 | 48 |
| 5325 | 빈가지 위에 배꽃처럼------------시집 | 이월란 | 2008.05.09 | 70 |
| 5324 | 누전(漏電) | 이월란 | 2008.05.09 | 40 |
| 5323 | 살아도 거기까지----------------시집 | 이월란 | 2008.05.09 | 62 |
| 5322 | 파일, 전송 중-------------------시집 | 이월란 | 2008.05.09 | 44 |
| 5321 | 새벽길------------------------시집 | 이월란 | 2008.05.09 | 58 |
| 5320 | 당신, 웃고 있나요?--------------시집 | 이월란 | 2008.05.09 | 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