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의 사내

2008.05.13 16:32

강성재 조회 수:71

산이며 강이며 바람이며
산촌의 사내는
먹을게 없어도
배 고프지 않다

산짐승 울음 소리가
나른한 권태로 밀려 오는
이른 봄날의 하오
낡은 흔들 의자에
엎어져 잠이 드는 봄 햇살에
사내의 게으른 일상이
투영된다

뒤로 젖힌 목젖 너머로
힘줄 하나 외롭게
뻗어 내려도
사내는 누군가와
사랑을 나누고 싶다거나
언듯언듯 스쳐 지나는
바람을 따라
어디론가 훌쩍 떠나 버리고 싶다는
생각 따윈 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목이 메도록
권태롭다는 건
사람이 몹시도 그립다는
뜻일게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99 가을소묘 이월란 2008.05.10 55
5398 데자뷰 (dejavu) 이월란 2008.05.10 38
5397 사용기간이 만료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월란 2008.05.10 52
5396 노안(老眼)--------------------시집2 이월란 2008.05.10 26
5395 천(千)의 문 이월란 2008.05.10 69
5394 풍경이 건져 올리는 기억의 그물 이월란 2008.05.10 39
5393 홍엽 이월란 2008.05.10 53
5392 사는게 뭐래유? 이월란 2008.05.10 52
5391 돌아서 가는 길은 이월란 2008.05.10 46
5390 詩 2 이월란 2008.05.10 65
5389 마(魔)의 정체구간 이월란 2008.05.10 53
5388 바람의 길 3 이월란 2008.05.10 54
5387 손끝 이월란 2008.05.10 53
5386 해바라기밭 이월란 2008.05.10 56
5385 고통에 대한 단상 이월란 2008.05.10 58
» 산촌의 사내 강성재 2008.05.13 71
5383 바람아 이월란 2008.05.10 47
5382 무제(無題) 이월란 2008.05.10 61
5381 폭풍의 언덕 이월란 2008.05.10 50
5380 진주-----------------시사,신문,시집2 이월란 2008.05.10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