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2008.10.15 16:34

이월란 조회 수:44



첫눈



                                                  이월란




신발을 벗고
따뜻한 맨발로 온다
입 가린 백색 마스크는 하얗게 비명을 삼켰다


--첫눈이 와요
--해바라기의 하얀 넋이야


진흙탕 가슴이 바닥처럼 드러나버려도
내 머무는 곳마다 당신 발자국 품어 보리라고
가붓가붓 고통의 꽃등
  

말 없이 눈 앞에서 내려도
소복소복 쌓이고 싶은 곳은 당신 안의 따뜻한 가슴이라고
저 가벼운 것들이 지금도 꼭꼭 눈에 밟혀 아프다는 것


다섯 번 째 계절의 그리운 인기척으로
세상은 내일 아침 빙판으로 눈을 떠도
나는
나는
하늘에서 온 하얀 눈이었다는 것


저 눈송이가 시작되는 알 수 없는 곳이었다는 것


                                                2008-10-1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99 그게 그냥 그런 맛인가봐 성민희 2008.07.23 57
5798 포이즌 아이비(poison ivy) 신 영 2008.07.22 63
5797 실종-------------------------시집2 이월란 2008.07.22 58
5796 할머니와 향수 최향미 2008.07.22 64
5795 어떤 묘비 강성재 2008.07.21 43
5794 가연(佳緣)--------------------시집2 이월란 2008.07.20 67
5793 아모스 아모스 이월란 2008.07.19 48
5792 독도를 지키는 북소리 강성재 2008.07.18 24
5791 누이 가던 날 정찬열 2008.07.18 61
5790 푸른 우체국 이월란 2008.07.21 45
5789 춘정 이성열 2008.07.21 47
5788 열매가 익을때 나는 떠난다 정문선 2008.07.18 33
5787 소금이고 싶다 오영근 2008.07.18 49
5786 미국독립기념 축제의 명암(明暗) 강성재 2008.07.17 62
5785 은혜 이월란 2008.07.17 63
5784 ‘목걸이’ 이영숙 2008.10.16 62
» 첫눈 이월란 2008.10.15 44
5782 로란 (LORAN)-----------------시집2 이월란 2008.07.16 60
5781 다시 부르는 노래 장정자 2008.07.16 55
5780 단풍 이월란 2008.10.14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