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인줄 이제사 알았습니다

2009.03.02 09:01

박영숙영 조회 수:23

사랑인줄 이제사 알았습니다
ㅡ결혼 30주년에
                  박영숙


젊은 날엔
태양같은 정열만이 사랑 인줄을
해일 같은 폭풍의 율동만이
사랑의 격정(激情)인줄 알았습니다

한 없는 세월의 구비를 돌아온
이제는 고요한 눈동자
애잔하게 바라 보는 가슴 떨림도
진국같이 피 흐르는 사랑 인줄을
이제사 알았습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윤기 잃은 머리카락
세포마다 주름져 내리는
검버섯 곱게 피어나는 얼굴을 바라 보는 것도
신에게 맹세했던 사랑 인줄을
이제사 알았습니다

구름끼고 바람 부는 창공을 지나와
타 들어 가는 영혼의 모닥불 밝히고
노을꽃 피어나는 추억 속으로
둘이서 손잡고 거니는 것도
돈 주고는 살 수 없는
가슴 다한
가슴 다한
하느님께 맹세했던 새하얀 사랑 인줄을
이제사 알았습니다

“영혼의 입맞춤” 중에서
http://www.poet.or.kr/oc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