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소증을 연장하며
2009.06.23 09:30
거소증을 연장하며
어느 곳을 가도 이방인이다
태평양 건너서 떠나온 곳도
태어나 자란 이곳도
머무는 곳마다
뿌리 깊게 자라지 못하고
기우뚱 기우뚱
흔들리는 중심
무지개빛 사랑이거나
노을빛 사랑이거나
뿌리 내리지 못해
꽝.꽝. 꽝
중심 잡아 주는 증을 만든다
연장 기한을 넘긴 죄
폐쇄시켜야 할 여권
소지했던 죄명을 말하며
그*는 웃는다
돈 많이 벌어서
조국에 팍 팍 쓰세요.
좋잖아요. 조국 부강해지는데...
부강해 지는 조국을 위해
오늘도 나는 알지 못하는
죄명에 걸려
행복한 벌금을 냈다.
시작노트 : 출입국 관리소의 법무부 직원은 나더러 돈 많아 보이니
팍. 팍 좀 쓰라고 한다. 선생님들의 이직으로 출입국 관리소에 갈 시간이 없었다.
출국할 때 반납하려고 미루었는데,
전세입자에게 보여줄 서류며 매매 서류에 들어갈 증이
필 요 해서 연장 신청을 하러 갔더니... 기한 넘긴 건
범법 행위란다. 그러니까 순식간에 나는 범법자가 됐다.
캐나다에서 인증해주는 이중국적을 한국은 애써 버리라고 강요했다. 한국 국적을 버리지 못하고 들고 있던 여권은 또 그렇게 위법이 되어 출국하려다 위법의 잣대에 걸리더니.... 평상시 있거나 없거나 사용할 곳도 없는 나를 증명해야 하는 증.증.증이다.
요즘들어 대한민국에 벌금내는 재미로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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