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이
2009.10.29 08:37
고국 방문 앞둔 팔순 노모는
첫날밤 지새우는 새색시 마음일지
늦은 밤까지 분주하기만 하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줄 선물로
풍선 불 듯 부풀어진 가방
그만 주무시라고 말하려다 말고
가만히 잡아보는 두 손
뜬금없다 시며 보는 주름진 얼굴
메말라 우는 대지 같은 손등
차가운 감촉의 옹이 진 자리
사막 거북이 목 내민 주름살결이
마디마다 다져진 흙탕길 맨 땅이다
곱던 손마디 옹이질 때까지
나는 젖병 문 가지와 잎이었겠지
가슴 퍽퍽해지는 그 옹이를 어떻게
뽀얀 처녀 살결로 만들 수 있을지
정말로, 정말로 알지 못하고 있다
내가 그 답 찾아 올 때까지
오래도록 곁에 계셨으면 좋겠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7419 | 떡보의 '팥 시루떡' 행진 | 신영 | 2009.10.29 | 36 |
| 7418 | 마르티넬라의 종 | 이월란 | 2009.10.29 | 66 |
| 7417 | 피카소 시집 | 이월란 | 2009.10.29 | 44 |
| 7416 | 이브의 사과 | 이월란 | 2009.10.29 | 27 |
| 7415 | 손끝에 달리는 詩 | 이월란 | 2009.10.29 | 24 |
| 7414 | 빈 의자 1 / 김영교 | 김영교 | 2009.10.29 | 22 |
| » | 옹이 | 한길수 | 2009.10.29 | 44 |
| 7412 | 맹물로 가는 차 | 이월란 | 2010.10.29 | 77 |
| 7411 | 보슬비 육개장 | 이월란 | 2010.10.29 | 78 |
| 7410 | 맛간 詩 | 이월란 | 2010.10.29 | 79 |
| 7409 | 제3자의 착각(견공시리즈 83) | 이월란 | 2010.10.29 | 75 |
| 7408 | 잠자는 가을(견공시리즈 82) | 이월란 | 2010.10.29 | 73 |
| 7407 | 잊혀진 벗을 노래하다 | 장정자 | 2009.10.28 | 60 |
| 7406 | 아버지 영전에 바칩니다 / 석정희 | 석정희 | 2009.10.28 | 65 |
| 7405 | * 시절같은 눔 | 구자애 | 2010.06.17 | 72 |
| 7404 | 아침 커피를 마시며 | 박정순 | 2009.10.26 | 51 |
| 7403 | 사진 한 폭의 행복 / 김영교 | 김영교 | 2011.08.05 | 49 |
| 7402 | 수목장(樹木葬)------------유타,덴버 | 이월란 | 2009.10.24 | 42 |
| 7401 | 인생에는 포즈가 없다 | 이월란 | 2009.10.24 | 57 |
| 7400 | 눈물 축제 | 이월란 | 2009.10.24 | 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