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사과
2009.10.29 15:43
이브의 사과
이월란(09/10/26)
사과를 드세요 에덴의 중심에서 곧게 자란 나무 사이로 배로 기는 뱀의 진실이 씨앗으로 박힌 사과를 드세요 다리도 없고 눈꺼풀도 없고 귓구멍도 없는 뭍의 비늘이 허물을 벗었어요 열대의 밤을 먹고 자란 길이를 알 수 없는 뱀구멍에서 나온 실뱀이 발등을 살처럼 지나가는 걸 본 적이 있으시다면 손톱 끝으로 살짝 긁어 놓은 듯한 뱀의 눈을 본 적이 있으시다면 실과만큼 세상이 토실토실 살 오를 때마다 사과를 베어 물고 사과보다 더 붉은 피 입술보다 더 붉은 피의 즙을 마셔요 우리가 배부 받은 극본엔 분명 사과를 따 먹어야 한다고 씌여 있잖아요 파트너와 함께 사이좋게 나눠먹어야 한다구요 선악의 껍질을 벗기고 향기로운 과즙이 흐르는 정죄의 과육에 하얗게 표백한 가지런하고도 눈부신 이빨을 박으세요 아삭아삭아삭아삭아삭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7419 | 떡보의 '팥 시루떡' 행진 | 신영 | 2009.10.29 | 36 |
| 7418 | 마르티넬라의 종 | 이월란 | 2009.10.29 | 66 |
| 7417 | 피카소 시집 | 이월란 | 2009.10.29 | 44 |
| » | 이브의 사과 | 이월란 | 2009.10.29 | 27 |
| 7415 | 손끝에 달리는 詩 | 이월란 | 2009.10.29 | 24 |
| 7414 | 빈 의자 1 / 김영교 | 김영교 | 2009.10.29 | 22 |
| 7413 | 옹이 | 한길수 | 2009.10.29 | 44 |
| 7412 | 맹물로 가는 차 | 이월란 | 2010.10.29 | 77 |
| 7411 | 보슬비 육개장 | 이월란 | 2010.10.29 | 78 |
| 7410 | 맛간 詩 | 이월란 | 2010.10.29 | 79 |
| 7409 | 제3자의 착각(견공시리즈 83) | 이월란 | 2010.10.29 | 75 |
| 7408 | 잠자는 가을(견공시리즈 82) | 이월란 | 2010.10.29 | 73 |
| 7407 | 잊혀진 벗을 노래하다 | 장정자 | 2009.10.28 | 60 |
| 7406 | 아버지 영전에 바칩니다 / 석정희 | 석정희 | 2009.10.28 | 65 |
| 7405 | * 시절같은 눔 | 구자애 | 2010.06.17 | 72 |
| 7404 | 아침 커피를 마시며 | 박정순 | 2009.10.26 | 51 |
| 7403 | 사진 한 폭의 행복 / 김영교 | 김영교 | 2011.08.05 | 49 |
| 7402 | 수목장(樹木葬)------------유타,덴버 | 이월란 | 2009.10.24 | 42 |
| 7401 | 인생에는 포즈가 없다 | 이월란 | 2009.10.24 | 57 |
| 7400 | 눈물 축제 | 이월란 | 2009.10.24 | 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