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안개 속에서

2010.05.08 19:40

김희주 조회 수:63

  가을 안개 속에서

                                             김  희 주



뿌우연 안개 속을 달리다가

가까운 파킹랏에

차를 세웠습니다

보도 위엔 젖은 프라나타스 잎들이 뒹굴고

건너편 소나무의 솔 내음이

열린 창틈으로 스며듭니다

물기가 어린 내 눈에선

금방 안개비가 떨어질 것 같습니다

왜 이런 날 하나님은

뿌우연 안개로

내 마음을 시리게 씻어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철로 위의 화물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지나가고 있습니다

안개, 낙엽, 솔 내음, 기적소리

이 모두가 내겐

가을의 슬픈 노래입니다

그러나 내 이런 아린 마음을

전해줄 수 있고 들어줄 수 있는 벗들이 있어

아직은 행복합니다



훗날 낙엽처럼 다 떠나버리면

산산조각난 내 마음을

조각이불처럼 꿰매어

하나씩 덮어주고 싶습니다



이제는 벼이삭 줍듯이

하나씩 하나씩

가을 추억을 줍고 있습니다

안개가 무척 끼어있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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