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붙임

2010.09.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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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붙임



팔순을 훌쩍 넘기신 엄니가
감나무를 심자고 하신다

땅을 파고
구덩이에 거름을 섞고
묘목을 심은 뒤
꼭꼭 다지시는 정성어린 손길

따스한 볕 아래서도 춥다 셨는데
덧입었던 조끼를 벗으시는 건
고염나무가 감나무 되기 위해 접붙임 하듯
엄니 마음 어린 생명에 접붙임 된 것일까

감꽃 엮어 목에 걸고
눈부신 관을 쓴
어린 딸의 팽팽한 목소리
사방에 퍼지는 것 보셨는지 몰라

주절주절 꺼내놓으신 추억의 토막들
햇살만큼이나 익은 감이 되어
벌써부터 온몸에
주렁주렁 열렸는지 몰라

왜 이렇게 더운지 모르겠다며
날씨 탓이라도 하시려는지
연신 하늘을 올려다보시는
울 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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