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지우고 돼지 꼬리만 무성했던 원고지만 수백장을 덧씨우고서야 한권의 시집을 만들 수 있었다 사년이란 세월 배우고 잃어 버리고 머리속은 텅비어 있어 쌀퍼낸 빈 독처럼 머리에 울려 오는 것은 울림 뿐이다 또 한권의 시집 정원 속의 등불 처럼 한 모퉁이를 비추는 꺼지지 않는 등불 마음 기대어 본다 * 빈집에 드나드면서 서운 하셨던마음 찾아뵙고 저에 시집으로 감사의 인사 올리겠 습니다만 메모라도 주시면 잊지 않겠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