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구름에 가리어 / 김영교

2011.09.12 11:25

김영교 조회 수:46

하늘 한 귀퉁이 구름 짙게 떠있어 가려진 햇빛, 서울과 이곳 늙는 것은 슬픈 일 늙고 아프면 쓸쓸해 게다가 연고자 없으면 참으로 답답해 정면에서 덤비는 올림피안 병원풍경 귀로의 차바퀴는 끝내 추월하지 못한다 저 생로병사의 엄청난 무게를 몸에 스며든 회색 일상 털고 싶어 운동을 하고 땀을 흘리고 목욕을 한다 피부 속속들이 번저든 우울의 곰팡이 허기저 먹어치우는 흰밥 세균처럼 양로병원 벽에 붙은 하얀 고독 내 창자 비빕밥 속에서 비벼지지 않는 응어리 오돌 도돌 발딱 일어선다 아, 깨끗이 닦은 베이윈도 지붕에 흥건한 저 달빛 소망의 한가위 대야에 내 마음 머리감는다 순해지는 내 안의 나 오늘 밤 잠투정은 멀리 흘러 때론 구름도 필요한가 차고 지는 보름달 우리 삶도 보름달 달 속에서 손 흔드는 병상 어머니 지금 구름 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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